한국일보

‘우리교회 좋으니 와 보세요’ 식 접근은 전도 한계

2018-07-05 (목)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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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운영·음식제공… 커뮤니티에 다가가는 교회

▶ 비리·분란으로 부정적 이미지 땐 침체의 길로

‘우리교회 좋으니 와 보세요’ 식 접근은 전도 한계

건강한 교회의 부흥을 위해서는 세상의 평가를 바르게 평가하는 게 중요하다.

교회의 실질적인 점수는 출석하는 교인보다 사실 교회 밖 세상이 어떻게 보느냐에 달려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나누며 하나님의 나라를 구현하길 진심으로 소망한다면 전도 대상의 눈길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또 울타리 밖의 평가를 무시하는 교회가 교만을 극복하고 건강할 수 없다.

크리스천 리소스 기관인 라이프웨이 대표 톰 레이너 목사는 3일 ‘커뮤니티가 인식하는 우리 교회’라는 칼럼을 통해 오늘날 교회가 커뮤니티를 대하는 시각을 세 가지 부류로 나눴다.

첫째는 ‘우리 교회 좋으니, 우리 교회로 오라’는 경우다. 전체 교회의 절반 정도가 여기에 해당된다. 훌륭한 설교, 최고의 예배, 친근한 교회, 교회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벤트, 우리 교인들끼리 얼마나 사이가 좋은가 등등 이 모든 것들이 아주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낼 수는 있다.


문제는 커뮤니티가 스스로 움직여 교회로 와야 한다는 점이다. 만약 커뮤니티가 교회 안으로 발을 내딛지 않으면, 교회가 벌이는 사역이 아무리 훌륭한 들 교회 밖 사람들이 알 수가 없다. 대다수 교회가 이런 커뮤니티 사역을 벌이고 있다. ‘당신이 우리에게 오라’는 것이다.

많은 교회들이 커뮤니티와 효과적으로 관계를 맺어 성공적으로 사역을 꾸려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교인들은 ‘당신이 우리에게 와라, 그러면 우리가 당신을 위해 사역을 하겠다’는 식의 발상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먼저 다가가지는 않고, 사람들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것이다.

둘째는 ‘커뮤니티로 다가가는 교회’를 들 수 있다. 이런 교회는 약 4분의1을 차지한다. 커뮤니티와 함께 파트너를 맺어 학교를 운영하거나, 음식과 의류를 커뮤니티와 나누기도 한다. 의료 및 치과 서비스를 제공한다거나, 교회가 자리잡은 커뮤니티에 거주하는 가족과 부모, 어린이를 위해 다양한 눈높이 사역을 진행한다. 이런 사역의 종류를 헤아리자면 끝도 없다. 교회가 실제로 커뮤니티로 나아가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사례들이다.

셋째로 다른 4분의1은 ‘부정적인 이미지’로 커뮤니티에 알려진 교회들이다. 목회자가 비리나 나태로 ‘교회를 잡아 먹거나’ 교인들이 계속 싸우고 분란을 일으켜 쪼개진 교회가 여기에 해당된다. 율법주의에 빠진 교회, 친절하지 못한 교회도 포함된다. 어떤 교회는 몇 년 새 교회 안에서 살인 사건이 두 번이나 나면서 커뮤니티에 ‘유명해진’ 경우도 있다.

한편 레이너 목사는 교회가 자칫 간과하기 쉬운 여섯 가지 트렌드를 지적했다. 성도의 대화, 사역에 동참하기, 소그룹 참여, 교인들의 각종 나눔, 교회재정의 긍휼사역 비중, 매주 일인당 헌금 규모의 트렌드 등이다. 이런 트렌드들은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채 넘어가기 쉽지만 교회의 건강성과 부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들이라는 것이다.

교인들은 사역에 깊게 참여할수록 교회에 안착하는 비율도 높아진다. 특히 소그룹 참여도는 헌금, 예배 참석률, 교회를 향한 관심 등 다른 요소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또 나눔과 기부, 긍휼 사역의 규모는 교회 전체의 건강성을 측정하는 아주 근본적인 잣대 역할을 한다. 이와 같은 부분을 주의깊게 기켜보면서 교회 밖 세상을 전진적인 자세로 대하고 사역을 펼치면 건강한 교회의 부흥을 이룰 수 있다는 충고다.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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