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성 <내과 전문의>
얼마전부터 여러 환자분들로부터 여름철 식중독에 관하여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 식중독은 일반적으로 세균에서 생성되는 독소로 인해서 발생하는 경우를 일컫는다. 또한, 박테리아가 위장에서 살아남아 감염을 일으키는 경우도 존재하니, 식중독과 장염은 공중보건학적으로 한꺼번에 다루어야 한다.
실제로, 올해도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CDC에서 대장균성 감염에 대한 권고가 나왔다. 2018년 5월말 현재, 미국 32개주에서 172명이 장관출혈성 대장균에 감염되었고 매개체는 애리조나산 로메인 상추였다. 이중 75명은 입원하였고, 20명은 신장손상으로 투석을 필요로 했다. 캘리포니아에서 1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 되었기도 하다.
대장균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해보자면 이렇다. 일반 대장균은 사람이나 동물의 대장내에 산재하고 있으니, 일반적으로 병을 일으키지 않는다. 특정기준치 또는 위가 걸러낼 수 없을 정도 숫자의 대장균으로 오염된 음식을 섭취했을 때만 소장 등에서 장염을 일으킬 수 있다. 이와 다르게 살모넬라, 시겔라 등등의 식중독 원인균이 무서운 이유는 상대적으로 적은 개체수로도 큰 병을 일으킬 수 있어서인데, 일반 대장균은 이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
하지만 대장균을 비롯한 박테리아는 크기가 작고 번식이 빠르며, 유전자 체계가 간단하다는 이유때문에 지속적으로 진화하며, 그 중에서 다른 박테리아가 가지고있던 기능을 차용하거나, 항생제에 대한 면역기능을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진화종이 악성으로 파생되어 유아에게 전염성의 설사증을 일으키고 성인에게 급성장염을 일으킨다.
EPEC, EIEC, ETEC, EHEC 등등으로 불리우는 대장균 진화종들은 악성으로 분류되며, 번역하면 장관병원성, 장관침투성, 장관독소원성, 장관출혈성대장균이 된다. 오염된 음식물에 따뜻한 기온까지 더해짐으로써 사람이 섭취할 때까지 무서운 속도로 번식한다. 이 중 EHEC은 시가톡신(시겔라 박테리아와 동일한 독소)이라는 독소를 가지고 있으며, O157혈청형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용혈성 요독증과 혈전성 혈소판감소증을 일으킬 수 있다. 합병증으로 장손상, 심장이상, 급성 췌장염, 폐부종 등등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 특히나 유아나 소아가 감염된다면 치명적이며, 회복 되더라도 몸에 불가역적인 만성 질환을 남길 수 있다.
음식물 위생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날것이나 회, 샐러드 등을 즐겨먹는다면, 꼭 음식 위생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조리시에는 손과 기구의 청결상태를 유지해야 하며, 제대로 익히지 않은 햄버거패티, 콜드샌드위치, 살균되지 않은 주스나 우유도 피하는 것이 좋다.
오염된 햄버거 하나가 어떤 아이의 삶을 송두리째 바꿀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요리하거나 먹기전에 한번 더 확인 해 보게 될것이다.
평소 식습관과 예방의학에 대한 전반적인 상담을 필요로하는 환자분이 계시다면 저에게 언제든지 문의를 주시기 바란다.
문의 (213)352-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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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 내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