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아버지들 어깨 위에는 벽돌이 겹겹이 쌓여있다. 아버지 자리는 축복이지만 동시에 책임이다. 책임을 달리 표현하면, 가족을 의식하면서 산다는 것. 애들에게만은 보이고 싶지 않은 허물들이 있다. 그래서들 직장내 성희롱 합의서에 꼭 넣어 달라는 조항은 - 철저한 비밀의 보장. 보상은 해주되, 가족들에게만은 제발 비밀로 해달라는 부탁이다. 물론 피해자가 먼저 비공개를 원하는 경우도 많다.
이제 지난주에 냈던 질문의 답을 같이 찾아보자. 오늘 칼럼에서는 가해자인 회사 쪽만 살펴보고, 피해자(여직원) 세금보고 문제는 다음 주로 미뤘다. 먼저, 비용공제의 기본조건은 그 사업에 '통상적(ordinary)이고 필요한(necessary)' 비용이여야 한다는 것. 그런데 IRS는 성희롱 소송도 사업을 하다보면 생길 수 있는 일이라고 본 것인지, 법인세 계산할 때, 전부 비용으로 공제를 해줬다.
지난 주 칼럼을 다시 요약하면, 내가 여직원(콩쥐)을 성희롱한 뒤, 그것이 문제가 되자 바로 해고시켰다. 콩쥐가 나와 회사를 상대로 소송했고, 결국 성희롱 30만 달러, 부당해고 70만 달러로 합의를 봤다. 변호사비는 10만 달러였다. 이렇게 110만 달러를 모두, 내 회사 수표로 줬다. 그러면 만약 법인세율이 30%라면, 결과적으로 77만 달러만 준 셈이 될 수 있다. 전부 비즈니스 비용으로 공제를 받았으니 33만 달러의 세금이 줄었기 때문이다. 정말 대단한 절세 전략(?)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작년 12월 22일까지의 얘기다.
작년 12월, 트럼프가 서명한 개정세법(P.L. 115-97)의 Sec. 162(q), 소위 '하비 와인스틴' 조항에 따르면, 성희롱 케이스는 그 합의문에 비밀유지(non-disclosure agreement) 조항이 없어야만 비용공제를 해준다. 반대로 말하면, 합의서에 비밀유지 조항이 있으면, 앞으로는 성희롱과 관련된 비용을 공제해주지 않겠다는 뜻이다.
너무 단순화된 사례지만, 쉽게 말해서, 금년부터는 비밀과 돈 중에서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 ①가족에게 숨기기 위해서는 합의금과 변호사비 공제를 포기해야 한다. ②비용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가족에게 공개되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비밀로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성희롱과 부당해고 사이에 합의금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 그리고 피해자 세금문제는 또 어떻게 할 것인가. 복잡하게 얽히고설켜, 상당히 많은 논란과 변화가 예상된다. 세상이 이렇게 무섭게 바뀌는데, 아직 어떤 아버지들은 그걸 모르니, 그것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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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한 공인회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