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노년의 사랑

2018-06-09 (토) 문용철/ 낭만파클럽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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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워지는 로맨틱한 사랑. 앞만 보고 걸어온 어느 날 벌써 몇 달 있으면 칠순에 접어든다. 60대 후반과 갓 칠순이 넘은 우리들, 다 같이 나이 들어 사람을 좋아하고 만남을 그리워하는 고마운 친구들과 함께 건강한 숨소리를 들으며 서로를 위로해가며 살자.

우리는 이제 덤으로 살아가는 인생,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 하지 말고 좋아하는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과 와인을 함께 하기에도 우리에겐 시간이 부족하거늘... 나이가 든다는 건 참으로 아름다운 것이다.

나이 들어 무슨 사랑 이야기냐 하겠지만 고독과 외로움은 누가 채워줄 사람이 없지 않은가? 사랑이란 감정은 젊은이들에게만 주어진 전유물이 아니다. 노년의 우리 역시 꿈도 있고 때론 남은 불꽃을 태우고 싶어 한다.


주변의 두 친구의 상황을 한번 보자. 미스터 C는 사랑하는 아내에게 정신적인 아픔이 찾아오자 큰 사업체 다 때려치우고 아내가 꿈에 그리던 스페인에 살고 싶다 하여 그곳으로 이주하더니 그곳도 싫증난다, 또 다시 옮겨간 모로코도 싫다하여 머나먼 제주도로 이주했다 또 마음이 바뀌어 다시 뉴욕으로 돌아와서는 오로지 부인을 위해 헌신적 사랑을 다 바쳤다.

또 다른 친구 닥터 K 경우, 노년의 로맨틱을 앞서가는 이 친구 왈, 노년이란 게으른 자의 이름이고 로맨틱한 노년이란 어려움 속에서도 사랑을 함께 나누면서 베풀고, 오지 곳곳을 찾아다니며 때로는 부부가 선교라는 사명속에 봉사하는 친구가 있음은 얼마나 행복하며 자랑스러운 일인가! 폼 나게 살고 싶은 우리의 짧은 인생, 이제 남은 시간 무엇을 해야 할까? 나의 아내 이야기도 한 번 해볼까.

친구들이 내게 묻는다. “왜 당신의 와이프는 아직도 그 나이에 애절한 눈빛으로 당신을 바라보느냐, 혹시 부인이 첫사랑이 아니냐?”고. 나름대로 던진 나의 대답은 “사람은 늙어도 사랑은 늙지 않는 법이다.” 하니 친구들이 응수하기를 “소설을 써라!” 한다.

노짱들이여! 우리 모두 분발하자. 예쁜 할머니들에게서 좋은 반응이 나오도록 설치지 말고 잔소리, 잘난 척, 투정질 그만 하고 할머니를 이기려 들지 말고 젠틀한 노년의 면모를 보여주자.

누군가의 말처럼 세파에 흔들리지 않고 잘 살아갈 부부가 얼마나 될까? 그렇다. 우리 또한 자연의 한 부분인 것을, 언젠가 저 높은 곳으로 가게 될 그날까지 삶에 의미를 찾아 부단히 노력 해보자.

<문용철/ 낭만파클럽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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