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1월 퍼스키 판사 퇴진운동을 벌이고 있는 시위자. 퍼스키 판사는 주 역사상 86년만에 처음으로 주민투표로 퇴진당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AP]
스탠포드대 성폭행범 ‘솜방망이 처벌’로 공분을 산 산타클라라카운티 애런 퍼스키 판사(56) 퇴진안이 찬성 59.8%, 반대 40.2%로 통과됐다.
이로서 캘리포니아주 역사상 86년만에 처음으로 퍼스키 판사는 주민투표로 퇴진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마지막으로 주민투표로 판사가 퇴진된 경우는 1932년 로스앤젤레스 주민투표 때로 3명의 판사가 뇌물 혐의로 물러난 사건이었다.
퍼스키 판사는 지난 2016년 만취 여성을 성폭행한 스탠포드대 수영선수인 브록 터너에게 검찰이 주장한 6년 구형 대신 6개월 복역형을 선고해 이른바 ‘유명선수 봐주기 선고’ ‘특정 특권계층 감싸는 편향적 선고’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게다가 지난해 말부터 전국적으로 확산된 여성인권운동인 ‘미투(#MeToo)’운동이 거세지면서 올초 퍼스키 판사 퇴진 주민발의안 청원에 10만명이 서명했으며 100만달러가 모금됐다.
그러나 퍼스키 퇴진을 저지하기 위한 반대 캠페인도 6월 선거가 다가올수록 지지세를 얻었다. 퇴진 반대자들은 판사의 부패나 비윤리적 행실에 관한 것이 아니라 판결 자체의 항의는 사법부 독립성 위협, 소셜미디어(여론)의 힘이 판결에 영향력을 미치는 사회적 폐해라고 주장했다.
6일 퇴진안이 통과되자 퇴진운동을 주도해온 미셀 다우버 스탠포드대 교수는 “여성들의 승리”라고 기뻐한 반면, 퇴진반대운동을 펴온 라도리스 코델 전 산타클라라카운티 판사는 “여론과 배치된 판결을 한 판사는 퇴진당한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로, 캘리포니아주 사법부를 위협하는 참담한 결과”라고 밝혔다.
한편 신디 핸드릭슨 부검사장(52)이 이번 선거에서 69%의 지지를 얻어 경쟁자인 앤젤라 스토리(31%, 산호세 인권변호사)를 물리치고 퍼스키 판사의 자리를 맡게 됐다. 핸드릭슨은 퍼스키의 임기 6년 중 잔여기간인 4년(2022년까지)간 카운티 판사직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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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