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찮지만 기쁜 마음으로 해주는 계산이 하나 있다. 자녀 때문에 부모가 받는 세금 혜택. 예를 들어보자. 흥부에게는 콩쥐라는 고등학생 딸이 있다. 어느 날, 콩쥐가 흥부에게 따지듯 물었다. '아빠, 순전히 저 때문에 더 받는 세금 환급액이 있으면, 그건 절 주셔야죠?!'
어렵지 않으니까, 같이 한 번 계산을 해보자. 인적 소득공제는 1인당 4,000달러. 세율이 15%라면, 이것 때문에 환급액 늘어난 것이 600달러. 그리고 자녀세액공제 1,000달러. 합치면 콩쥐 때문에 늘어난 환급액 또는 절세액은 1,600달러가 된다(2017년 연방 최대 기준으로 어림 계산).
여기서 희소식 하나. 금년부터 이 자녀세액공제 혜택이 늘어난다. 첫째는 금액이 1인당 1,000달러에서 2,000달러로 올라간 것. 물론 600달러 가치가 있었던 인적 소득공제가 없어졌지만, 그것을 상쇄하고도 콩쥐 때문에 흥부가 받는 세금 혜택은 400달러 늘어난다. 둘째는, 자녀세액공제 전액을 받을 수 있는 부부 총소득(MAGI) 상한선이 11만 달러에서 40만 달러로 올라간 것. 이제는 웬만하면 전부 이 공제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콩쥐가 아빠에게 요구할 수 있는 돈이 1,600달러에서 2,000달러로 오른다.
그런데 내가 고객들에게 이 계산을 귀찮지만 기쁘게 해주는 이유가 뭘까? 그것은 그 돈이 온전히 자녀의 미래를 위해서 투자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순전히 콩쥐 때문에 생긴 세금 환급액은 오로지 콩쥐를 위해서만 투자해두자는 말이다. 자녀세액공제 1,000달러가 처음 생긴 것이 2003년. 그때부터 매년 이자율 1%로만 저축했어도 지금은 16,000달러가 넘는다. 돈 가치 하락이 걱정된다면 주식 투자도 한 가지 방법이다. 같은 기간 동안에 S&P 500 지수는 3배가 올랐다.
물론 잘못하면 휴지가 될 수 있는 것이 주식이다. 그래서 종목 선정 과정에 자녀를 책임 있게 참여시키는 것이 좋다. 게임을 좋아하면 Gravity 같은 게임 주식에, 온라인 쇼핑을 즐기면 Amazon 같은, 자녀에게 친숙한 주식이 우선 고려될 수 있다. Gravity는 지난 1년 사이에 2배 이상 올랐고, Amazon은 20년 만에 1000배가 올랐다.
이것은 내 돈을 많이 갖고 가는 회사를 아예 사버리자는 논리다. 카지노에서 잃었으면 그 카지노 주식을 사고, 론을 갚고 있다면, 그 은행 주식을 사라는 말이다. 카지노나 아마존, 은행 같은 사업을 내가 직접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거기의 주인(주주)이 됨으로써, 성공이라는 배위에 나도 함께 올라탈 수 있다. 물론, 그렇게 슬쩍 얹어 놓은 내 숟가락이 나중에 삽이나 포클레인으로 클지, 아니면 티스푼으로 주저앉을지는 잘 따져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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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한 공인회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