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한미군 철수와 동북아 안보

2018-05-23 (수) 써니 리/한미정치발전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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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태통령은 국정연설에서 러시아가 미국의 모든 MD체계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르마트 생산에 들어갔다고 발표했다. 사르마트는 사정거리나 핵무기 탑재능력면에서도 중국과 미국의 ICBM을 압도한다. 러시아와 군사경쟁 하는 중국도 핵탄두 생산량 증가가 세계최고로 보유량에선 영국을 제쳤다. 핵탄두의 소형화에 성공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또한 지구상 거의 모든 지역을 타격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동북아의 긴박한 군사갈등속에서 남북정상회담과 북미회담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주한미군 철수에 대해 동북아 안보차원에서 짚어볼 필요가 있다.

북한이 주장하는 미군철수와 한국이 자주국방의 차원에서 요구하는 전시작전권 환수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또한 여전히 군사강국인 러시아와 중국의 세력팽창을 저지해야 하는 미국의 아시아 태평양 군사전략의 핵심역할을 하는 한국은 미국이 결코 포기 할 수 없는 동북아 요충지다. 설령 한반도가 통일된다 해도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수단으로 한미군사동맹을 고수할 것이다.

첫째 전시작전권 환수이다. 자주국방의 차원에서 노무현정부때 본격적으로 거론된 전시작전권 환수는 2020년에 그 환수시기를 결정할 것이다.


둘째는 미군철수이다. 전시작전권 환수와 평화협정 체결로 명분을 잃은 미군은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 할 수 있다. 그러나 핵과 장거리 미사일로 무장한 북한을 남한이 단독 상대할 수 없다. 미군은 동맹국의 안보차원에서 한반도에서 상주해야 한다.

그러나 미국과 북한간의 평화협정 체결은 한반도에서 정전협정 준수 여부를 감독하는 유엔사령부와 연관이 있지 주한미군과는 무관하다. 한미상호 방위조약 제4조에 의한 주한미군 역할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지향하는 한미간의 군사문제이다. 따라서 주한미군은 한미양국간 국가이익의 상호보완적 관계를 지향하는 전략적 군사협력 매개체로서 그 위상과 역할은 동북아의 힘의 균형자 내지 협력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셋째는 한미군사동맹이다. 트럼프 정부는 러시아, 중국을 최대 위협요소로 설정하고 핵 공격 준비를 강조한 '핵 태세 보고서'에서 향후 30년간 핵탄두 증강과 현대화에 1조2000억 달러를 투입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시시각각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경쟁과 패권경쟁이 소용돌이치는 동북아에서 만일 미국이 아시아 태평양 군사전략의 교두보 역할을 하는 한반도에서 미군철수로 한미동맹이 약화된다면 미국의 영향력 축소는 불을 보듯 뻔하다.

넷째는 통일후 한미군사동맹 관계이다. 일례로 오산에 설치한 미군기지는 미국의 아시아 군사전략의 허브역할을 하게 되었다. 미육군과 해군, 공군이 유사시 아시아 지역 전체에 투입될 수 있는 군사전략기지가 된 것이다.

이처럼 오산기지와 사드배치는 장기적인 미국의 아시아 태평양 군사전략의 일환으로 설치된 것이기에 통일후에도 그 역할은 더욱 증대될 것이고 한미군사동맹 관계 역시 강화될 것이다.

<써니 리/한미정치발전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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