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에 해학으로 맞선다
2018-05-22 (화) 12:00:00
안재연 인턴기자

야외 바베큐를 하던 흑인 가족에 대한 인종차별에 항의하고자 20일 수백명이 바베큐 그릴을 들고 나와 레이크 메릿 호수 일대에서 파티를 벌였다. [AP]
지난 15일 레이크 메릿 부근에서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진 데 이어 20일(일) 대규모의 바베큐 파티가 벌어졌다.
‘BBQ Becky’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백인 여성이 레이크 메릿 호숫가에서 바베큐를 하던 흑인 가정을 경찰에 신고하는 영상이 지난 4월 말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 확산되면서 오클랜드의 인종차별과 젠트리피케이션 문제가 다시금 대두됐다.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이 여성은 흑인 가족이 바베큐가 금지된 지역에서 바베큐를 하고 있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가족 중 한명이 이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해 인터넷에 유포했다.
이어 경찰이 출동하자 이 백인 여성은 오히려 자신이 공격당했다며 울음을 터뜨렸고 이 모습이 영상에 담기며 논란이 됐다. 해당 지역은 바베큐가 금지되지 않은 지역으로 밝혀졌으며 백인 여성은 또한 영상에 담기지 않은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소셜미디어 등지에서는 영상의 백인 여성의 모습을 다양한 흑인 인사들 사진에 우스꽝스럽게 합성한 게시물들이 인기를 끌었다. 15일 벌어진 “BBQ’N While Black” 시위의 연장선으로 진행된 이날 바베큐 파티는 이 사건을 조롱함과 동시에 오클랜드의 젠트리피케이션 문제와 여전히 만연한 인종차별 문제에 항의하는 의미를 담았다.
오클랜드에서 1학년 교사로 일하는 로건 코르테즈라는 여성의 주도로 시작된 이 행사는 소셜미디어를 타고 입소문이 퍼졌으며 수백 명이 바베큐 그릴을 들고 나와 동참했다. 코르테즈와 그녀의 친구는 오클랜드시에 700달러를 지불하고 바베큐 허가를 받았다.
코르테즈는 “내가 (BBQ Becky)영상을 보고도 놀라지 않았다는 것에서 문제 의식을 느꼈다”며 “(60년대)평등권 요구와 달리 우리는 그저 법 테두리 안에서 살아갈 권리를 위해 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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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