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원활한 목회 리더십 승계, 교회 부흥 이어진다

2018-05-17 (목)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크게 작게

▶ 은퇴 발표해야 후임 선임 여유, 교체기 1년 정도 가지면 무난

▶ ■ 목사 은퇴 바람직한 방안

원활한 목회 리더십 승계, 교회 부흥 이어진다

목사 은퇴 과정이 건강하면 교회의 부흥도 지속된다. 사진은 이민교회 목회자들이 모인 모습.

목회자의 은퇴 시기가 늦춰지는 추세는 이민교회 뿐 아니라 주류 교계에서도 뚜렷해지고 있다.

연합감리교(UMC), 미국장로교(PCUSA), 성공회, 루터교 등은 교단 차원에서 목회자 사례비, 보험, 은퇴연금 등의 복지 시스템을 풍부하게 마련해 놓고 있다. 은퇴한 사역자를 위한 마을 공동체까지 운영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도시를 제외한 중서부 지역에서는 후임 목회자를 구하지 못해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현상은 자연스럽게 현직 목사의 은퇴 연한을 연장하는 사태로 이어지고 있다. 더구나 대다수 이민교회의 경우를 비롯해 적절한 은퇴 대비책이 준비돼지 않은 목회자들에게는 재정적인 어려움까지 겹쳐 은퇴가 더욱 힘든 미래로 다가 온다.


크리스티애너티투데이(CT)는 14일 ‘교회 승계, 건강한 미래로 교회를 인도하기’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목회자의 은퇴가 교회와 목사 자신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신체적 연령으로만 은퇴 시기를 결정짓는 게 항상 올바를 수는 없다. 60대는 지혜와 경험, 쌓아온 훈련이 절정에 다다르는 시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나이는 은퇴를 고려하고 준비에 들어가야 할 시기이기도 하다. 노후를 대비하듯 교회도 목사의 은퇴를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목사의 나이 만큼 교회도 대책없이 늙어만 가기 쉽다.

은혜롭고 원만한 은퇴를 위한 몇 가지 고려 사항이 있다. 무엇보다 목회자의 은퇴 사실을 사전에 공지하는 것이다. 그래야 교회는 공식적으로 후임 목사를 찾는 작업에 들어 갈 수 있다. 또 목회자 공백이라는 비상 상황을 피하고 원활하게 리더십을 교체할 수 있다.

교회와 목회자의 개성과 문화에 따라 수개월 또는 1~2년 전부터 은퇴 계획을 발표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4~5년에 걸쳐 진행하기도 한다.

현직 목사와 후임 목사가 1년 정도 기간을 두고 함께 전환기를 갖는 것도 바람직하다. 선배 목사의 은퇴 준비는 물론 후배 목사의 교회 적응에도 큰 도움이 된다. 교인들도 신임 목사와 신뢰를 구축할 시간을 확보하게 되며, 떠나는 목사와 충분한 정을 나눌 수 있다.

은퇴한 목사가 복음 사역을 지속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지역 교회나 세계 교회를 위해서도 할 일은 다양하다. 살고 있는 지역에서 젊은 목회자에게 멘토 역할을 감당하는 것도 그 중의 하나다. 또 그 동안 겪은 목회 체험과 비전을 담아 책을 쓸 수도 있다.

이 밖에도 기존의 교회에서 몇 년 동안 신임 목사 아래서 축소된 권한을 갖고 일정한 역할을 하는 것도 대안이다. 한인교회에서는 자칫 리더십 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다. 하지만 성숙하고 긍정적인 미래 사역으로 추구해야 할 방향인 것은 분명하다.

건강하게 교회 리더십을 후임에게 넘겨 주는 목회자들은 교인들과 커뮤니티에서 존경을 받으며 ‘가치 있는 일원’으로 남을 수 있다. 마치 ‘할아버지’ 처럼 온유하게 지혜를 나눌 수 있다. 교회의 역사와 경험을 가장 많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교회는 부흥과 성장을 이루며 ‘건강한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