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클랜드서 또 인종차별 논란

2018-05-17 (목) 12:00:00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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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크 메릿서 바베큐한 흑인가족 백인이 신고

▶ 인종차별 항의시위로 확산

백인여성이 오클랜드 레이크 메릿 호수 주변에서 바베큐를 하던 흑인 가족을 경찰에 신고한 것을 계기로 논란이 촉발되면서 15일 오후 시청 앞에서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지난 4월 29일 낮 백인여성이 경찰에 신고하는 동영상이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인종차별적인 행동이자 젠트리피케이션화되는 오클랜드의 현 모습이라는 비난이 일었다.

동영상에 등장한 여성은 흑인 가족이 숫불 그릴이 제한되는 지역에서 숫불 그릴을 사용했다면서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잠시 후 경찰이 도착했으나 이 일로 누구도 체포되지 않았다.


이스트오클랜드 콜렉티브(East Oakland Collective) 창립자는 “인종차별은 오래된 관습”이라면서 “오클랜드 문화의 본질을 천천히 잃어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15일 “BBQ'N While Black” 시위를 주도한 로빈슨 맥엘헤니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편견에 사로잡힌 협박이나 방해가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레이크 메릿 호수는 모든 인종이 즐기는 공간”이라면서 “오클랜드가 한 가족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레이크 메릿에서 벌어진 대낮 논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레이크 메릿 크루즈 항해 제한법을 규정한 1990년대부터 거슬러 올라가며, 2015년에는 백인 거주자가 드럼치는 흑인과 라티노들을 경찰에 신고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

미 전역에서 인종차별 문제는 여전히 만연해 있다. 지난 4월 30일에는 백인여성이 콜로라도주립대 투어에 참여한 인디언 아메리칸 형제 2명을 경찰에 신고해 분노를 샀고, 예일대에서는 한 여성이 공공장소에서 낮잠을 자는 흑인 학생을 경찰에 신고하는 사건도 있었다.

지난달에는 흑인 2명이 필라델피아 스타벅스에서 화장실 사용을 요청하다가 무단침입 혐의로 체포돼 공분을 사자 스타벅스는 인종차별 후폭풍을 막느라 진땀을 빼기도 했다. 스타벅스는 5월 29일 오후 미 전역 매장 8,000여곳의 문을 닫고 17만5,000여명의 직원들에게 인종 편견과 관련한 교육을 할 예정이다.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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