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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통신185] 마음에 등불을 밝혀 봅시다

2018-05-03 (목) 진월 스님/고성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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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오월입니다. 전통에 따라 음력으로 따져보면, 부처님 달인 사월입니다. 한국에서는 음력 사월초파일 즉, “부처님오신날”을 법정공휴일로서 국가적 명절로 기리고 있습니다. 신라와 고려 및 조선 시대를 거쳐 오늘날까지, 사찰에서는 물론 민중들이 다양한 등을 만들어 불을 밝히며 집안과 나라의 평안과 축복을 빌고 불은에 감사하는 미풍양속이 전해져 옵니다. ‘연등회(燃燈會)’가 국가문화재를 넘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절차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미주에 있는 우리들은 요즈음 인터넷과 티브이를 통해 그 행사를 시청하고 동참하며 즐길 수 있지만, 각자의 위치에서 마음을 밝히고 이웃과 기쁨을 나누고자 노력해 봄이 그 의미를 키우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을 포함한 세계적인 시각으로는 “유엔 베삭절 UNDV"로 음력 사월보름을 기념합니다. 동남아시아 "상좌부(Theravada)" 불교전통에서는 베삭절을 석존(釋尊 Sakyamuni)의 탄생(誕生 Birth), 성도(成道 Enlightenment), 원적(圓寂 Nirvana Passing) 즉, 부처님이 오신 날, 되신 날, 가신 날로 알고 성스러운 날로 기려 왔습니다. 이 무렵, 한국에서는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정하여 기념하며 인격 형성과 정신적 성숙을 이끌어 주신 선생님들께 감사하는 기회를 가집니다. 불자에게는 석존이 ”근본되는 스승(本師)“이므로, 나름대로 그 가르침을 되새기며 감사할 줄로 압니다.

일반인들은 어린이날(5일), 어버이날(8일), 성년 및 부부의날(21일)들을 기념하리라 짐작합니다. 이렇게 가족 관련 기념일들이 대부분 모여 있어서, “가정의 달”로 불리기도 합니다. 어린이가 있는 가정은 어린이들을 위하여, 가정뿐만 아니라 국가 및 인류의 미래를 위한 어린이 육성을 다짐하고 보살피는 시간을 가지리라 생각됩니다. 부모님을 모시고 있는 가정은 물론, 그렇지 못한 이들도 “이 몸을 낳고 키운 큰 은혜”를 되새기고 감사하며, 효도에 정성을 더욱 기울이는 계기가 되리라 봅니다.


또한 어린이와 어버이들뿐만 아니라, 성년과 부부의 중요성도 아울러 관심과 존중을 일깨우는 기회를 갖기를 기대합니다. 이른바, “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해 우리 모두 자신의 존재 및 주변상황에 대한 성찰과 배려 및 협조의 시간들을 갖기를 바랍니다. 연기적인 존재임을 깨우쳐 주신 부처님의 가르침을 명심하여 가정과 사회의 모범적 삶을 살아 보여야 함이 불자의 도리일 것입니다.

무슨 날, 무슨 달, 무슨 해, 등등의 명분을 만들고, 관련 상황들에 대하여 다양한 언론이 보도하며 바람직한 제안과 변화를 추구하는 사회적 흐름에, 우리 모두 올바른 인식과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실천으로 주체적인 이해와 동참이 필요합니다.

찬란한 베삭의 시절에 부처님의 지혜 광명과 자비의 훈풍이 온 누리에 널리 펼쳐지고, 그 가피로 모든 생명이 건강과 행복을 누릴 수 있기를 축원하며, 특히 한반도에 평화통일을 기원하면서, 고성 아란야에 연등을 합니다. 나무본사 석가모니불! 나무대비 관세음보살! 진월 두 손을 모으며

<진월 스님/고성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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