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무거운 물건도 ‘척척’…일 산업현장에 착용하는 로봇 확산

2018-04-1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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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장·공항 승차장·소방서 구급현장·노인돌봄시설에도

일본 산업현장에서 무거운 짐을 들어 올리거나 옮길 때 부담을 덜어주는 장착형 로봇 도입이 늘고 있다. 유력 주택메이커인 다이와(大和)하우스는 10일부터 전국 9개 공장에 장착형 로봇을 도입했다.

허리 부분에 착용하는 장착형 로봇은 뇌가 보내는 미약한 전기신호를 센서가 포착, 모터를 작동시켜 짐을 들어올리거나 운반하는 작업을 도와 준다. 다이와하우스가 도입한 로봇은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최대 40%까지 줄여 준다고 한다. 시연회에서는 장착형 로봇을 착용한 종업원들이 30㎏ 정도 나가는 마루재와 쇠붙이 등을 2인1조로 가볍게 다루는 모습이 공개됐다.

다이와하우스는 건설현장과 공장 등에서 일하는 여성이 늘고 있는 현실을 고려, 작업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장착로봇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회사관계자는 "일손이 부족한 가운데 힘든 작업을 조금이라도 줄여 여성과 고령자가 일하기 쉬운 직장을 만들어 가고 싶다"고 말했다.


NHK에 따르면 장착형 로봇은 무거운 짐을 옮기는 물류시설 등 작업자의 육체적 부담이 큰 현장에서 도입이 늘고 있다. 하네다(羽田)공항에서는 2년전 벤처기업이 개발한 장착형 로봇을 리무진 버스 승차장에 도입했다. 케리어를 끌고 오는 외국인 여행자 증가에 맞춰 승객의 화물을 버스에 싣고 내리는 직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케리어는 20㎏ 정도로 무거운 경우가 많다. 현장 직원들은 로봇 도입으로 작업이 한결 쉬워졌다며 반기고 있다. 현재 10대를 도입한 하네다 공항 측은 앞으로 대수를 더 늘리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리무진 버스 승차장에서 근무하는 한 남성 직원은 "화물을 들어 올릴 때 부담을 줄여줘 피곤하지 않다"고 말했다.

터미널을 운영하는 일본항공빌딩 관계자는 "2020년 도쿄(東京) 올림픽에 맞춰 공항내 화물운송업무 등 무거운 물건을 다루는 현장에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쓰쿠바(筑波)시 소방본부가 1월부터 지난달까지 환자를 운반하는 구급현장에 장착형 로봇을 시험적으로 도입한데 이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오사카(大阪)에 있는 대형 해운회사도 파나소닉이 개발한 장착형 로봇을 화물 선적과 하역 등에 활용하고 있다.

요양원 등 고령자 돌봄시설에도 도입되고 있다. 사이타마(埼玉)시 특별양호노인홈은 작년 2월 장착형 로봇 2대를 도입했다. 침대에 누워있는 고령자를 휠체어로 옮겨 태우거나 기저귀를 교환하는 등 환자를 들어 올리거나 옮길 때 많이 사용한다.

이 시설 근무자들은 로봇 도입 이전 대부분 요통으로 고생했으나 로봇 도입 후 부담이 크게 줄었다고 한다. 일본 정부도 보조금 지급을 통해 돌봄시설의 장착 로봇 도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정부 보조금을 받아 장착 로봇을 도입한 돌봄시설은 작년 3월 현재 5천개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 조사회사인 시드 플래닝은 장착형 로봇 시장 규모가 작년 16억 엔(159억 원)에서 2020년에는 36억 엔, 2025년에는 1천2억 엔 으로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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