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권신장 시대

2018-04-09 (월) 최효섭/ 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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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월19일 청와대에서 큰 회의를 주재하였다. ‘정부혁신 전략회의’인데 여기에서 여권 신장을 위한 구체적인 결의를 하였다. 2022년까지 국내 모든 공기업과 정부인사 채용에 있어서 여성의 비율을 대폭 증가한다는 내용이다. 첫해에 10%, 다음 해에 20%, 그 다음해에는 무려 40% 올린다는 것이다. 앞으로 여성의 취업문이 활짝 열릴 모양이다. 군대와 경찰도 현재의 8.8%에서 15%로 여성경찰, 여성군인을 대폭 증가시킨다.

현재 한국의 여성들이 경제활동에 참가하는 수준은 OECD 19개국 중 하위인 15위이다. 한국 뒤로 처지는 나라는 터키 멕시코 칠레뿐이다. 한국 기업의 여성임원 비율은 2.4%로 유럽의 26%에 비하면 10분의 1 정도이다. 한국 사회는 성차별 의식을 빨리 불식하여야 한다. 차별에는 세 가지가 있는데 인종차별, 성차별, 계급차별이다. 한국은 계급차별만 극복하였고 인종차별 성차별은 여전하다. 그런 상황에서 선진국이란 이름을 쓰기는 어렵다. 선진국이라면 성차별도 없어야 한다.

뉴욕타임스는 보수적인 이슬람(IS)들도 여권신장운동에 앞장 서 있다고 보도하였다. 여성들에게 이혼을 신청할 권리를 주었고, 이혼의 경우 남자와 똑같이 재산 분배를 받게 만들었다고 한다. 여권신장은 세계적인 추세이다. 한 완상 교수는 한국교회 안에서도 여성을 차별하며 여자가 장로가 될 수 없는 법이 아직도 여러 교파에서 적용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한국교회는 여성이 교인의 70%를 차지하고 있지만 남성 위주라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가 한국의 여성차별을 꼬집었다. 경제적으로 여자는 전적으로 남자에게 의존하는 상황이며 김치녀(김치 담그는 여자), 된장녀(된장 담그는 여자)로 불려 여성을 내리 본다고 지적하였다. 그러나 현재 한국에 여권신장운동을 하는 단체가 16개나 있으니 앞으로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에서 여성들의 대행진이 있었다. ‘세계여성 공동행진’이란 행진이었다. 강남역에서 시작된 행진은 3.8km나 이어졌다. 이 행진에서 여성들은 “내 몸 내 선택”, “여자는 자궁이 아니다.”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하였다. 남자들도 다수 참가하였는데 “여권이 개선되어야 전반적인 인권회복이 되기 때문이다.”고 참가 이유를 밝혔다. 이 행진에는 영국인 등 외국인들도 다수 참가하였다고 한다.

옛날에는 ‘남자는 강하다’고 말하였는데 지금은 ‘여자는 강하다’고 말해야 한다. 옛날에는 ‘남자의 무기는 말 빨, 여자의 무기는 눈물’이라고 했는데 요즘은 ‘여자의 무기는 말 빨, 남자의 무기는 눈물’로 고쳐야 할 것 같다. 옛날에는 말 안 하는 이유로 남자는 “여자가 화낼까봐.”였는데 요즘은 “왜 말이 없느냐고 여자가 다그칠까봐”로 바뀌었다. 옛날 침묵의 이유로 여자는 “복잡한 이유로. 차라리 말을 안 한다”였는데 요즘은 “말하고 안하고 내 맘이지”이다.

한국 국회의 원내 정당 다섯 중 세 정당의 대표가 여성들이다. 금년에 임명된 판사 96명 중 67명이 여성판사이다. 정치계도 법조계도 여성의 진출이 두드러진다. 한국 대학 총장 중 여성은 5%뿐이니 교육계의 여성 진출은 지금이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작년 미국의 의원 선거에서 여성 72명이 당선되었다. 이것은 역대 최다의 여성 의원 당선이다. 독일의 여 수상 앙겔라 메르켈을 위시하여 세계의 여 수상도 허다하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여성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언어 구사력이 남자보다 뛰어나다. 행간(行間) 의미, 언외(言外)의 뜻을 파악하는 힘이 남자보다 낫다. 얼굴 표현, 몸짓 표현으로 상대의 뜻을 금세 알아챈다. 남자는 혼자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나 여자는 문제를 친구들과 함께 해결하려고 의논한다. 사실 친구의 도움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문제의 공유를 즐긴다.

<최효섭/ 목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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