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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골이 심한 당신, 치매 위험 키운다

2018-04-03 (화)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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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50대 수면무호흡증 환자, 뇌 전두엽·측두엽 크기 줄어

▶ 심혈관질환·뇌졸중 우려도 ↑, 소아 코골이는 얼굴 변형까지

코골이 심한 당신, 치매 위험 키운다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2명가량이 잠을 잘 때 코를 곤다. 코골이는 나이가 들수록 빈도가 높아지고 증상이 악화한다. 남자가 많이 골지만 여자도 폐경기 이후 급증한다. 30대는 남자의 20%와 여자의 5%가, 60대는 60%와 40%가 습관적으로 코를 곤다.

코를 심하게 고는 것은 수면 중 숨쉬는 데 문제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 수면 중에는 상기도(코안~후두) 근육 등이 이완되는데 그 정도가 심하거나 기도가 다른 사람보다 좁아 억지로 숨을 쉬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코를 심하게 골면 잠의 질이 나빠져 낮에 졸리고 피곤해진다. 운전 중 조는 경우가 많아 교통사고 위험이 3~5배 증가한다. 산업재해 위험도 높아진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기억장애가 발생하며 본인과 배우자 등에게 소음성 난청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런 사람의 절반가량은 수면 중 심근경색증, 뇌졸중을 일으키거나 사망할 수도 있는 수면무호흡증 환자다. 수면 중 숨을 10초 이상 쉬지 않거나 호흡량이 50% 이상 감소하는 경우를 무호흡 또는 저호흡이라고 하는데 이런 증상이 한 시간에 5번 이상 발생하면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한다.

◇당뇨병·발기부전·교통사고 위험도 높아져


수면 중 호흡을 제대로 못하면 산소부족증에 빠진다. 무호흡이 있을 때마다 잠에서 깨고 야뇨증이 생기거나 불면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똑바로 누우면 숨쉬기가 더 어렵기 때문에 몸을 자주 뒤척이고 헐떡이며 땀을 많이 흘리기도 한다. 코를 골면서 입을 벌리기 때문에 구강건조증과 잇몸질환 위험도 커진다. 아침에 일어나기가 매우 힘들고 몸과 정신의 피로가 풀리지 않은 상태로 깬다.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수면 중 산소결핍에 시달리면 각종 장기에 산소를 나르는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심장과 혈관이 무리하게 된다. 이에 따라 고혈압·동맥경화·심근경색·부정맥·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과 돌연사 등 여러 합병증이 생기기 쉽다. 뇌졸중 환자의 60%가 수면무호흡을 동반하고 이들의 사망률이 수면무호흡증이 없는 환자보다 1.8배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화를 잘 내고 우울증이 생길 수도 있다.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해 인슐린·남성호르몬 분비를 줄여 당뇨병·발기부전 위험도 높아진다.

40~50대 수면무호흡증 환자들은 기억력·판단력·집중력 같은 인지 기능을 담당하는 뇌의 전두엽·측두엽 등이 심하게 쭈그러들어 뇌의 부피(평균 1,100㏄)가 일반인보다 100㏄가량 작아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얼굴형·턱뼈 교정은 6세~사춘기 이전이 적기

어린이도 어른 이상으로 코를 골거나 수면무호흡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어른과 달리 목 부분의 편도 조직이 커서 숨길을 막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증세가 계속되면 성장호르몬 분비장애로 또래보다 체격이 작거나 학습부진·주의산만으로 이어지고 입으로 숨을 쉬게 돼 앞니가 튀어나오거나 얼굴이 길어질 수 있다. 3세 이하 소아에서는 편도 조직이 코·입을 통해 들어오는 감염균에 저항하는 면역 기능을 담당하지만 3~5세 이상에서는 그 기능이 감소해 지나치게 큰 편도 조직을 수술로 제거하는 게 낫다는 견해가 있다.

김수정 경희대치과병원 교정과 교수는 “심한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때문에 입을 항상 벌리고 있거나 코로 숨쉬기 어려워할 때, 앞니가 너무 튀어나와 입을 다물지 못할 때, 아래턱이 너무 작아 무턱처럼 보일 때는 얼굴뼈가 성장하는 6세~사춘기 이전에 얼굴형과 턱뼈를 바로잡아주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체중 줄이고 양압기·구강 내 기구 치료 우선


경미한 코골이·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체중만 줄여도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체중을 10% 줄이면 수면무호흡증이 30% 정도 감소한다. 가급적 매일 1시간 정도 수영·조깅 등 운동을 하고 간식과 저녁식사를 줄이는 게 좋다. 술·담배·과로와 수면제·안정제는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피해야 한다. 옆으로 누워 자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심한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려면 우선 수면센터나 클리닉을 방문해 코골이·수면무호흡증의 정도를 진단하기 위한 수면다원검사, 원인 부위를 파악하기 위한 코·입안 및 인두·후두 검사 등을 받고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체중조절이 어렵다면 마스크를 쓰고 잠을 자는 동안 코로 공기를 불어넣어 줘 기도를 계속 열린 상태로 유지시켜주는 양압호흡기를 이용해 치료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의사가 적정 압력과 함께 지속적 양압호흡기 치료를 처방하면 환자가 구입해 사용한다.

보건복지부는 상반기 중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돼 수면다원검사를 받거나 양압기 대여료, 연 1개의 마스크 구입비에 대해 건강보험(본인부담률 20%)을 적용하기로 했다. 단순 코골이 등은 적용대상이 아니다. 양압기 대여료는 품목에 따라 월 1만5,200∼2만5,200원, 마스크 1만9,000원 수준이다.

수면 중 턱이나 혀를 전방으로 조금 이동시켜 기도를 유지하는 구강 내 기구를 사용할 수도 있다. 이런 치료법이 통하지 않으면 수술을 생각해볼 수 있다. 김 교수는 “중장년층 코골이·수면무호홉증 환자의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수면 중에만 일시적으로 아래턱과 함께 기도를 전방으로 열어주는 구강 내 장치 치료를, 젊거나 증상이 심하면 턱뼈 수술을 동반하는 교정치료를 통해 영구적으로 악안면 골격구조를 개선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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