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활에 담긴 의미

2018-03-31 (토) 김명욱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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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의 핵심. 그건 예수의 부활이다. 부활을 통해 예수는 그리스도, 즉 메시아가 된다. 메시아란 구약성서에서는 장차올 왕으로서의 구세주를 뜻한다. 신약에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총칭하는 칭호다. 죽은 자가 다시 살아난다. 믿을 수 없다. 그러나 기독교의 경전인 신약성경엔 예수의 부활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세상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책이 있다. 성경이다. 가장 많이 팔리면서도 가장 읽혀지지 않는 책이라는 얘기도 있다. 책을 읽던 안 읽던 성경은 지금도 꾸준히 팔리고 있다. 왜, 사람들은 성경을 사 보는가. 교회를 다니니 사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성경 안엔 사람의 이성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수많은 이야기가 등장한다.

예수와 제자들이 행한 말과 행적들이다. 신약성경은 예수가 태어난 후 죽기까지와 부활, 승천까지의 행적이 들어 있다. 그리고 베드로를 비롯한 예수의 제자들의 간증과 사도바울의 회심 전과 후에 쓴 행적과 기록이 상세하게 펼쳐진다. 기독교를 있게 한 문서, 그게 바로 성경이다. 신약성경에선 예수는 하나님의 아들로 고백된다.


구약성경은 서기 397년 가톨릭 카르타고공의회에서 정경으로 확정된다. 본래는 유대교의 경전이었던 타나크이다. 신약성경은 서기 382년 로마공의회에서 정경으로 확정된다. 구약성경 안에는 모세5경을 비롯해 역사서, 지혜서와 시집과 예언서 등이 실려 있다. 구약 이사야서엔 예수가 메시아로 이 땅에 태어날 것을 예언하고 있다.

부활의 참 의미는 변화에 있다. 죽었던 사람이 생명을 되찾은 사람으로의 변화. 죽은 듯 조용하던 계란을 깨고 나오는 병아리의 변화. 새 삶으로의 변화. 한 겨울 앙상했던 나뭇가지에 새싹이 피어나는 변화. 폭풍이 가신 후 찬란하게 뜨는 태양빛으로의 변화. 좌절과 절망이 희망이 되는 변화. 사망의 권세를 깨치고 승리하는 변화.

기독교사상의 변화의 중심엔 예수가 있다. 예수는 30살부터 33살까지의 공생애를 통해 복음을 전한다. 수많은 병자를 고친다. 항상 가난한자와 눌린 자편에 선다. 그리고 약한 자인 여성을 감싸준다. 2,000년 전 유대인들. 하나님의 이름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예수를 고소하고 십자가에 못 박는다. 예수는 죽은 지 3일 만에 부활한다.

물리적으로 부활은 가능한가. 불가능이다. 어떻게 죽은 사람이 살아날 수 있나. 예수의 부활은 역사성이 있는가. 역사성이란 실재했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예수 십자가 달림의 역사성은 부인할 수 없다. 실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학자들은 지금도 예수부활의 역사성에 이의를 제기하며 곤혹해 한다.

자연법칙과 과학법칙에 맞지 않는 부활.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의 관점에서 본다면 불가능이 가능으로 변할 수 있다고 증언한다. 예수 부활의 역사성을 인정하는 학자들의 견해다. 부활의 역사성을 인정하든 안하든 예수 부활의 역사성은 기독인들에게 큰 질문을 안겨준다. 기독인인가 아님 종교인인가라는 답을 요구하기에 그렇다.

예수의 행적과 죽음, 부활을 증언하고 있는 신약성서는 기독인들에겐 성스러운 경전이다. 예수를 믿는 사람들을 잡아 죽이던 사울. 그는 부활한 예수를 빛과 음성으로 만나 변화된다. 그리고 사도바울이 된다. 회심한 그의 말과 행적은 신약성경 27권 중 절반에 가까운 13권에 들어 있다. 예수부활에 역사성의 증언서나 다름없다.

죄를 회개한다는 회심의 의미 안엔 행동의 변화가 들어 있다. 죄를 회개했다는 사람이 죄 짓기 전과 똑같은 행동을 하고 산다면 그는 죄를 회개한 게 아니다. 회개는 가던 길을 돌아 뒤로 간다는 뜻이 담겨 있다. 변화도 마찬가지다. 어둠이 빛이 되는 변화. 변화의 참 모습이 아닐까. 예수부활의 의미가 여기에도 담겨 있다.

부활절의 의미가 우리의 삶을 어둠에서 빛으로 인도하였으면 좋겠다. 그리고 죽음에서 생명으로 인도하는 부활의 참 뜻이 세상을 윤택하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면 더 좋을 것 같다. 알을 깨고 나오는 병아리처럼, 새로운 변화의 삶이 우리 모두에게 함께 하여 모두가 다 상생하며 살아가는 생명의 지구촌이 되기를 간구해 본다.

<김명욱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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