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북핵에 취할 단호함

2018-03-30 (금) 최덕광 /원자력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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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네티컷 칼럼

문재인은 평화를 명분으로 기회만 있으면 친북적 파행과 북한의 대미 창구역활을 자처한다. 미국에 임기응변식 간청으로 북한가무단을 초청하고 한국에 테러를 자행한 자를 특사로도 맞이했다. 또 특사단도 보내 김정은의 환심도 샀다. 북한이 금기하던 비핵화 논의와 탄도미사일 시험중지 약속을 받았다며 미,북 정상회담을 중재하고 있다.

트럼프는 북핵문제를 자신의 능력으로 해결한다며 자만과 과시욕을 보여왔다. 하지만 중간선거를 앞두고도 경제제재 외의 해결수단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뜻밖에도 북한의 회담제의가 있었고, 이어 미국의 대북제재로 이 제의가 가능했다는 문재인의 아부성 회유가 있었다. 한반도 비핵화의 진의를 잘 파악하지 못했을 트럼프는 득의만만 즉시 수락했다. 이 회담으로 북한의 비핵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던 모양이다.

북한 독재정권은 인권침해는 물론 살인과 테러도 다반사며 포악한 시리아에도 악질의 화학무기를 팔고있다. 지난 수십년간 다수의 비핵 약속을 어기고 원전, 식량과 원조를 받던 중에도 속임수로 실험원자로의 연료봉 핵물질을 추출하는 비열한 숨박꼭질을 UN과 벌렸다. 주민을 굶겨가며 숨어서 만든 핵무기를 이제는 한국과 미국에 위협의 수단으로 쓴다. 핵과 탄도미사일의 UN협약은 파기하면서 핵 보유국의 지위와 상응한 대접은 받으려고 한다. 핵무장을 체제의 성공적 보장으로도 본다.


반면 점점 조여오는 미국의 경제제재는 독재통치에 핍박이 됨이 분명하다. 문재인은 이 응징을 우선 피하려면 상투적 대미 위협을 삼가하고 비핵을 금기어로 삼지 말며 상비적인 한미훈련에 크게 유념하지 말라고 조언했을 것이다. 트럼프에 자세를 급히 고치고 대화도 하자며 온건해 보이라는 것이다. 한편 자만하고 허풍하는 트럼프에는 김정은이 심약해졌다며 대화를 한다면 큰 성과를 낼 기회라고 바람을 더 불어 넣었다.

북한이 제재해지 만을 노리고 비핵담판에 임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에는 독재자의 안전을 보장받고 주한미군 철수와 핵우산을 제거하며 평화협정도 또 원조도 노릴 것이다. 우선 제재의 약화와 한미 군사훈련의 축소를 시도하고 소모적 협상으로 시간을 벌어 진보된 핵탄두, 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 제어문제 등을 해결하며 정권의 위상을 높이는 전술을 쓸지 모른다.

미국은 관용과 포용적 인내에도 핵무장과 자국을 견양한 그 운반체 개발의 배신에 크게 분노한다. 트럼프의 즉흥식 약속에도 핵물질 폐기와 사찰의 수용이 회담의 조건이라 부연하고 있다. 따라서 이 회담은 담판식이 될 것이며 김정은의 진의와 요구의 수용여부를 결정할 기회가 된다.

담판시 미국을 배려한다며 탄도미사일 폐기 제안을 하고 완전한 비핵장치 없는 동결로 간다면 한국은 훨씬 위험한 처지가 된다. 급속히 불어난 핵물질의 총 비축 추정치는 두종류로 중형 20개 이상의 폭탄량이다. 이 핵물질은 자의적 계획대로 제조되는 공격용이 된다. 한국만이 이 핵무기 앞에 놓이게 되며 북한에 묶이는 처지가 된다. 문재인이 받아야 할 경고다.

혹시 실무회담으로 이어진다면 6자회담처럼 지지부진 끌지 말아야 한다. 이란과의 비핵 타결은 경제구속만으로 가능했으나 계속 배신하는 북한에는 수화불통식 제재를 가해야 하며 비핵전에는 어떤 해제나 보상도 있어서는 안된다. 이번 회담에도 기만성 퇴로만 찾는다면 외교적 비핵시도는 끝을 내야 한다. 미국의 단호한 결단만이 핵의 비확산 협정을 지키고 대량 살상무기를 한반도에서 축출하는 길이다.

<최덕광 /원자력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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