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흔들리는 백악관

2018-03-10 (토) 김동찬/시민참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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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큰 대국, 240년의 역사를 가진 미국의 백악관이 지금 흔들리고 있다. 임기 1년만에 참모들 3명중 1명이 그만두거나 쫓겨났다. 워낙 큰 대국이라 그동안 굴러왔던 관성의 힘으로 미국이 굴러가고 있지만 미국의 사령탑이 흔들리고 있다. 문제는 아직도 임명하지 못하고 있는 백악관과 국무부를 위시한 직책들이 1,000여개에 달한다고 한다.

특히 일촉즉발의 위기속의 한반도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이 시기, 관련 전문가들이 거의 다 떠났고 심지어는 1년이 지나도록 주한 미국대사가 지명되지 않고 있다. 북한이 대화로 나오겠다는데 막상 테이블에 앉을 전문가가 없다. 왜 이렇게 백악관이 흔들리고 있을까?

트럼프 대통령은 분명 유권자의 지지를 받아서 대통령이 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 유권자들은 중남부 지역의 백인 유권자들이다. 그리고 녹슨 공업지역의 과거 백인 블루칼라 노동자 층이다. 사실 이들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세력이었지만 이번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다. 중남부 바이블 벨트의 백인 유권자들은 전통적으로 인종주의와 반 이민이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주의적인 발언과 반이민 발언에 한층 고무되어 열렬하게 지지하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은 이런 정책을 실현하는 데서 서로 이견을 노출시켰다. 특히 경제문제에 있어서는 심각했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은 미국 시민들이 가지고 있는 불만을 해결하겠다는 것이었다. 막상 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니 백악관 내부에서는 본질과 본질을 왜곡하는 매개, 정확한 인식공유가 없었다. 이런 와중에 정리되지 않은 이슈들에 대해서 대통령이 트윗으로 자기 생각을 계속 날리니 참모들은 정책을 세울 수가 없었다.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지난 선거 때 미국문제의 본질은 부의 편중이라고 했다. 심각해지고 있는 미국의 빈부 문제가 바이블벨트에서는 인종주의와 반이민 현상으로, 녹슨 공업지구에서는 반세계화라는 현상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계화는 공화 민주 양당 모두가 주장했던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부의 편중을 미국문제의 본질로 보지 않고 반이민 인종주의 강화와 미국우선주의 경제방식으로 해결하고자 하고 있다.

또한 기축통화로서 달러화를 유지 강화하기 위한 미국 중심의 무역정책이라는 세계화 노선을 보지 않고 미국의 무역적자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 동맹국들과 무역전쟁을 하겠다고 하고 있다.

공화당 전통 노선은 달러의 기축통화 체제 유지를 위하여 미국의 동맹들을 중요시하고 동맹국들과 자유무역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기에 트럼프 노선과 지속적으로 충돌을 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외교와 통상관련 전문가들이 백악관을 떠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의 외교와 통상 정책을 버리고 새로운 정책으로 가고 있다. 그런데 그 일을 할 전문가들이 없다.

문제는 대통령이 참모들과 철저히 논의하고 입장을 내놓아야 하는데 어떤 현상이 나타나면 바로 자신의 생각만을 트윗으로 날려 버린다.

그 다음 참모들이 트윗을 따라가기 위한 정책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백악관이 흔들리고 있다. 지금 백악관의 수많은 정책을 생산할 참모들이 현실이 우려가 된다. 올해 중간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어떤 판단을 할지 궁금하다.

<김동찬/시민참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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