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을 찾은 올림픽 손님들

2018-03-05 (월) 최효섭/아동문학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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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올림픽에서 큰 인기를 모은 것은 소련의 소녀 15세의 자기도아였다. 그녀는 12세에 부모를 떠나 모스코바에 가서 피겨 스케이팅 훈련을 받았으며 그란프리 파이날, 유럽 선수권 등 여러 대회에서 우승을 하였고 미모까지 갖추었다. 스케이팅이 아니라 발레를 보는 것 같은 우아한 몸매로 5연속 2회전을 할 수 있는 멋진 선수였다.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은 PyeongChang(평창)을 Pyeongyang(평양)으로 잘못 적었다가 하루 뒤에야 부랴부랴 사과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사실 북한은 이번 올림픽을 자기 나라의 행사처럼 보도하여 선전에 이용하기도 하였다. 올림픽 개최일이 우연히도 북한의 건국기념일과 동일하였음을 활용한 선전술이다.

올림픽에 참가한 캐나다 선수가 애견(愛犬)을 데리고 왔는데 한국인이 개를 잡아먹는다는 말을 듣고 개를 보호하는데 무척 신경을 썼다고 한다. 이는 좀 부끄러운 얘기이기도 하다.


CNN TV는 한국인이 개를 먹는 기사를 다루었으며 연간 1만 7,000 마리의 개가 식용으로 사라지고, 아시아 전체로는 연간 3,000만 마리가 식용으로 죽는다고 보도했다.

한국에서는 개고기를 보신탕이라 불러 삼복(三伏) 더위에는 한두 번 먹어야 무더위를 견딜 수 있다고 하여 보신탕집이 대목을 맞는다. 한국 자체에서 ‘개먹지 않기 운동’을 펴고 있긴 하지만 성과가 큰 것 같지 않다. 개를 먹는다고 하면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야만인으로 본다.

올림픽 현장인 평창에 기념품 대형매장을 열었던 롯데는 기념품인 호랑이 인형이 잘 팔려 즐거운 비명을 올렸다. 호랑이는 평창올림픽을 상징함과 동시에 한국을 상징한다고 하여 외국인들이 모두 하나씩 사 갔다는 것이다. 호돌이가 눈에 두드러진 올림픽이 되었다.
폐막식에 북한의 거물들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리 선권 평화통일 위원장 등이 방문하였다. 그들의 방문을 야당은 반발하였으나 청와대는 평화통일을 위하여 좋은 현상이라고 환영하였다. 김영철은 인민군 대장이며 천안함 침몰 사건의 주도인물로 지목된 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큰 딸 미모의 여성 이방카도 폐회식 참석차 한국을 방문하였다. 이방카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보좌관이기도 하며 외교에 능하다는 소문이다. 이방카는 한국 방문 성명에서 “강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하기 위하여 왔다.”고 평범한 말로 흘려 넘겼는데 트럼프의 외교 담당 보좌관으로서 표면으로 드러나진 않았지만 무언가 더 깊은 목적이 있었을 것이다.

이방카와 대동하여 내한 것은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의 제임스 리시, 백악관 대변인 생더스 등 최고위층이다. 청와대에서 열린 환영만찬에는 부룩스 주한 미군사령관, 내퍼 주한 미국대사, 후커 백악관 한국담당 보좌관 등의 귀빈들이 동석하였다.

이방카는 철저히 ‘코셔‘ 식사를 한다. 코셔는 전통적인 유대교 율법에 따른 식단으로 돼지고기도 안 먹고, 비늘 있는 생선도 피하는 등 매우 복잡하다. 아마도 청와대 식당에서 코셔 음식 준비를 위하여 신경을 많이 썼을 것이다.

한국 대통령이 외국 손님을 상춘재에 모시는 것은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이번에 이방카 뿐이어서 이방카 역시 최고의 국빈 대접을 받은 것이다. 이방카에게 전통 한국 음악을 들려주기 위하여 국립국악원의 안수련, 문양숙 두 국악인이 가야금 반주로 매기의 추억과 금발의 제니를 불렀다고 한다.

피겨 여왕 김연아가 이번 대회에 참관하여 많은 시선을 끌었다. 후배들을 응원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기자들이 “만일 김연아 선수가 이번에 참전하였다면 어떤 성적이 나왔을 거냐?”는 질문에 “은퇴후 4년이다. 시즌마다 선수들의 실력이 달라져 나는 이미 다른 시대에 살고 있으니 비교하지 말라.”고 재치 있게 대답하였다.

<최효섭/아동문학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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