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불가능은 없다’

2018-02-28 (수) 여주영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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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지난 1997년 국가에 닥친 IMF 외환위기 당시 나라의 곳간이 거덜나고 거의 망할 처지가 되자 국민 모두가 홀연히 일어나 한마음이 되어 난국을 극복했다. 전국적으로 금 모으기 운동을 펼치면서 온 국민이 자발적으로 각자 소유한 금을 내놓기 시작, 약 351만 명이 참여하여 227톤 정도의 금을 모았다.

이는 온 국민이 ‘하면 된다’는 정신으로 임해서 얻은 결과이다. 이를 본 세계인들은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하면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것이 바로 한국민족 특유의 DNA이고 다른 민족과 다른 강한 정신력이다.

이런 한국인의 특성은 이미 한국이 6.25전란을 겪은 뒤 보여준 국민들의 하면 된다는 정신으로 이루어낸 결과가 잘 입증해 주고 있다. 전쟁후 한국의 상황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참혹했다. 그야말로 전국토는 폐허가 되다시피 했고 먹을 것이 없어 국민들의 생활은 피폐할 대로 피폐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국민들은 좌절하지 않고 꿋꿋이 버텨나갔다.
모두가 분연히 일어나 허리띠를 졸라매는 고통을 겪으면서도 난국을 헤쳐 나가 결국 대대손손 이어오던 보릿고개를 기적적으로 넘겼다. 이를 세계는 믿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한국민족의 강한 집념과 투지에 경이로움을 금치 못했다. 그 결과 지금은 국민들이 쌀밥에 고깃국을 배불리 먹고 국가 경제는 규모 세계 10위권에 진입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이러한 획기적인 발전과 성장으로 그동안 세계인이 알지도 못하던 조그마한 나라, 그것도 반쪽 밖에 안되는 열세의 한국이 이제는 세계를 떠들썩하게 하면서 경제강국의 위력을 한껏 뽐내고 있다. 지난 1988년도 88서울올림픽을 뻑적지근하게 잘 치르고 나서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세계가 보란 듯이 박수갈채속에 성공적으로 멋지고 성대하게 치렀다. 이러한 결과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땀 흘리고 수고한 끝에 나온 결실이다.

한국인의 이런 투지와 집념의 DNA가 이번 평창올림픽에서도 빛을 발해 한국선수들이 역대 최다 종목에서 역대 최다메달(금5개, 은6개, 동4개)를 따내는 성공적인 결실을 거두었다.

우리는 이번 올림픽에서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선수들의 다이내믹한 묘기와 스피드 등을 보면서 올림픽 기간 내내 뜨거운 감동, 짜릿한 행복감을 맛보았다.

올림픽에서 늘 막연하기만 했던 한국의 컬링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정도로 은메달을 거머쥐는 기록적인 역사를 쓴데 대해 큰 자부심을 갖는다. 한국 여자선수들이 보여준 전례 없는 실력은 전세계인의 가슴에 진한 감동으로 남을 것이다. 아시아 썰매 역사상 첫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딴 스켈레톤의 천재 윤성빈의 눈부신 활약 등 한국선수들 모두가 보여준 결과물은 모두 하면 된다는 정신으로 끊임없이 도전해서 이루어낸 결실이다.

이제 메달을 딴 선수들은 최고의 영예와 함께 경제적인 혜택도 많이 누리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 보상 뒤에 그동안 선수들은 얼마나 많은 땀과 눈물을 흘렸을까. 오늘이 있기까지 우리는 그들의 숨은 인내력과 투지, 그리고 강한 도전정신의 가치를 더 깊게 헤아려봐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이번 올림픽에서도 선수들로부터 다시 한 번 배운다. 목표를 가지고 쉬지 않고 달려가면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노력하면 누구든지 최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사실을...

무릎부상의 심한 고통, 숱한 실패와 좌절 등의 아픔에도 불구하고 불가능을 가능케 한 선수들의 남다른 투지력과 도전정신은 하다가 안 되면 금세 포기하고 가다가 넘어지면 그대로 주저앉는 우리들의 안일한 태도에 경각심을 일깨운다.

프랑스 혁명이후 혼란한 시기에 군사령관이 되어 알프스 산맥을 넘어 오스트리아군을 쳐부수는데 성공한 나폴레옹은 말한다. “내 사전에 불가능이란 없다.” 이런 강한 정신이 이 시대 우리에게도 필요하지 않을까.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선수들의 남다른 기개와 용기, 오뚜기같은 투지력을 보면서한번 떠올려본 생각이다.
juyoung@koreatimes.com

<여주영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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