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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사건 답은 있다, 그러나…

2018-02-24 (토) 김동찬/시민참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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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에서 또 죄 없는 어린 목숨들이 미처 꽃도 피워보지 못하고 쓰러져 갔다. 같은 또래의 학생이 마구 쏘아 된 반자동 소총에 의해서 아무런 이유없이 17명이나 희생이 되었다. 학생들은 분노했다. 왜 정치권이 술도 못 마시게 하는 19세 학생에게 총을 팔도록 하는 법안을 고치지 않고 있는지 왜 강력한 총기 규제를 하고 있지 않는지 분노의 울분을 토했다. 그런데도 미국은 왜 총기 규제를 하지 않고 있을까?

2018년 동계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한국의 평창을 방문한 외국 방문객들과 선수들이 놀라는 것이 있다. 그렇게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행사에 경찰이 잘 보이지 않고 더구나 경찰도 총으로 무장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한국의 강력한 총기 규재다. 한국에서 일반인의 총기 휴대는 무조건 불법이다.

미국에서 총기사고로 죽을 확률은 백만명당 31명이라고 한다. 독일은 백만명당 2명 한국은 천만명당 4명 이라고 한다. FBI가 2014년에 공식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미국은 매년 8124명이 총에 맞아서 죽는다고 한다. 그런데 총으로 자살하는 숫자를 더하면 이보다 훨씬 많다고 한다. 테러 우려 때문에 비행기 탈 때, 관공서를 방문할 때 얼마나 불편한 시큐리티 확인을 거쳐야 하는지를 생각하면 헛웃음이 나온다. 답은 강력한 총기 규재다. 총이 없으면 총으로 인한 사고가 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총기 규제를 못하는 것은 총을 판매하는 기업들의 강력한 로비 때문이다. IRA(전미총기협회)는 미국에서 AARP(은퇴자 협회)와 AIPAC(유대계 미국인 공공정책위원회)와 함께 워싱턴 정치권 최고의 로비력을 가지고 있다.

철학이 없는 지식, 기술, 그리고 기기들은 맹수에게 비수를 주는 것과 같다. 총을 어디에 사용해야 인류에게 이로운지 판단을 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총이 쥐여지면 인간을 살상하고 인류를 파괴하는데 사용할 수 밖에 없다. 지금 총기 규제를 반대하는 정치인들은 IRA가 로비하는 돈의 노예가 되어있던지, 본인이 공화당내 극단주의적 우파에 소속되어 총기 휴대를 자신의 이념으로 여기는 정치인들이다. 자유화 헌법수호라는 명분아래 이들은 오늘도 의회에서 그 어떤 총기 규제법안도 반대를 하고 있다. 지금 미국인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은 바로 내부의 총기문제이다.

천하의 명장이 태산에 걸려서 넘어지지 않는다. 방심했던 돌뿌리에 걸려서 넘어진다. 외부의 적을 방어한다고 천문학적인 국방비를 사용하면서 미국 안에서 시민들이 전쟁에서 잃은 목숨보다 더 많이 죽게 만드는 이 현실을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무시하고 넘어가다가 미국이라는 거대한 나라가 넘어질 수 있다.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또 총기 사고가 일어났군 이라고 하면서 별 대수롭지 않게 관성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런 유권자들의 태도가 자칫 미국을 넘어트리는 돌뿌리가 될 수 있다.

이제 유권자가 깨어나야 한다. 누가 총기 규제를 반하고 찬성하는지 알아야 한다. 총기 규제를 반대하는 연방의원들은 총기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늘 슬픔을 애도한다는 립 서비스만 한다. 그리고 의회에서는 늘 총기 규제 반대를 위해서 목소리를 높인다. 총기 휴대의 자유를 지지하는 것은 미국의 헌법을 사수하는 것이라고 신념에 찬 헌법수호 의지를 천명한다. 법은 인간을 위해선 만든 것이다. 그 법이 인간을 파괴하는 근거를 제공한다면 양식 있는 정치인들은 당연히 법을 수정하여야 할 것이다.

이제는 유권자가 나서야 한다. 총기로 인해서 피해를 입고 난 후에 정신을 차릴 것이 아니라 우리의 가족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에 심각한 경각심을 가지고 총기 규재를 반대하는 연방 의원들을 심판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모두가 알고 있는 이 해답을 법으로 만드는데 어떤 연방의원이 앞장을 서고 있는지 누가 반대를 하는지 유권자들은 명확하게 파악을 하고 올 중간 선거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김동찬/시민참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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