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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지 금리 5%로 올라가도 ‘집 사겠다’

2018-02-20 (화) 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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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현재 4.38%로 4년만에 최고치 기록

▶ 고용.임금 등 경제여건 여전히 탄탄

모기지 금리 5%로 올라가도 ‘집 사겠다’
대부분 바이어들“주택 구매 포기 않해”

모기지 금리가 꾸준히 올라 4년래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지만 바이어들의 주택 구매 의지를 꺾지는 못하고 있다. 높은 집값과 부족한 매물에도 불구하고 바이어들은 현재 금리 수준이 본인들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책 모기지 기관인 ‘프레디 맥’이 15일 발표한 30년 만기 고정금리 모기지의 이자율은 지난주 4.32%에서 0.06%포인트 오른 4.38%를 기록했다. 올 들어 고정 모기지 금리는 계속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4년 4월 이후 거의 4년만에 최고치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15년 만기 고정금리 모기지의 이자율도 지난주 3.77%에서 이번주 3.84%로 상승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최근 수년간 전반적인 임금 상승과 물가 인상으로 투자자들이 더 높은 금리를 기대하게 되면서 모기지 금리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모기지 금리와 연동하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2주 전 2.78%에서 이번주 2.90%로 올랐다.

전반적인 물가 오름세와 더불어 집을 사는데 부담이 늘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긴장하는 쪽은 주택시장과 건설업계로 자칫 모기지 금리가 너무 올라 바이어들이 집을 사는 것을 포기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실제 최근 수년간 낮은 금리 덕분에 주택 바이어들은 치솟는 집값 상승분을 감당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그런데 매물마저 쪼그라들고 집값 상승세는 시간당 임금 인상률의 2배를 넘어서면서 근본적으로 다운페이 마련 조차 힘들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남가주만 봐도 올해 모기지 금리가 오르면서 주택 판매가 줄어들거나 지난해 수준에서 멈출 것이란 인식이 팽배했다. 비싼 집값보다는 모기지 금리 상승의 영향이 클 것이란 예측으로 금리는 올해 4.5%를 넘어 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남가주 중간값의 주택을 예로 들어 모기지 금리가 0.5%포인트 오르면 월 페이먼트가 7%, 약 127달러 늘어난다. 또 모기지 금리가 5%를 넘어서면 매달 부담은 15%, 292달러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 점이 주택 판매 감소 전망의 근거가 됐다.

그러나 이런 예상을 깨고 모기지 금리가 5%를 넘어도 바이어들은 주택 구매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2건의 보고서가 발표돼 눈길을 끌었다.

부동산 전문회사 ‘레드핀’이 4,000명의 바이어를 대상으로 모기지 금리가 5%를 초과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설문조사한 결과, 주택 구매를 포기하겠다는 응답자는 6%에 불과했다.


대신 27%는 다시 금리가 내릴 것을 기다리겠다고 답했고, 21%는 좀더 저렴한 주택을 구입할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또다른 21%는 오히려 서둘러 집을 구입해 추가로 금리가 오를 것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레드핀은 “바이어들이 모기지 금리가 오를 수 있는 사실에 동요하지 않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또 얼바인에 본사를 둔 ‘리얼 에스테잇 컨설팅’은 지난 43년간 각각 모기지 금리가 1%포인트 이상 올랐던 10차례를 조사한 결과, 경제 여건이 탄탄했을 때는 모기지 금리가 올라도 주택 판매가 줄지 않았다고 최근 밝혔다.

역사적으로 모기지 금리가 아무리 올라도 탄탄한 소비심리, 견고한 노동시장, 높은 임금이 버텨주면 주택 거래는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릭 팰러시오스 연구원은 “불경기와 금리 상승이 겹치면 주택 판매량과 집값 모두 타격을 입었다”며 “그러나 현재는 개인과 비즈니스의 경제 심리가 수년째 최고치를 기록 중이고, 일자리와 임금 성장세도 꾸준히 이어지는 등 주택 수요를 충분히 지지해 줄 여건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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