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에 빠진 뉴저지 유명 한인목사, 변사체 발견 충격
2018-02-06 (화)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 4대째 기독교 집안 출신, ‘거룩한 무리’ 여인에 현혹
▶ 집 등 팔고 한국 귀국, 사모는 실종… 의혹 투성이
‘강변의 미스터리 가평 목사 부부 사망 실종 사건’을 방송한 SBS‘그것이 알고 싶다’의 한 장면.
이민교회를 수십 년 동안 목회하고 지역 교회협의회 회장을 지내며 널리 알려진 목사가 이단에 빠져 귀국했다가 시신으로 발견된 사건이 다시 조명을 받으며 충격을 주고 있다.
한국 SBS방송의 탐사방송인 ‘그것이 알고 싶다’는 지난 20일 뉴저지 체리힐에서 교회를 섬기며 뉴저지교협 회장을 역임한 이 모 목사의 사망 사건을 집중 보도했다. 이 목사는 지난해 11월 12일 한국 춘천과 가평을 잇는 다리 밑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 방송은 ‘강변의 미스터리 가평 목사 부부 사망 실종 사건’이라는 제목으로 이 목사와 이단 관계를 파헤쳤다. 방송은 이 목사가 이단에 빠져 교회를 팔고 한국에 귀국한 후 3년 만에 변사체로 발견됐으며 사모 전모(77) 씨는 아직 실종 상태라고 전했다.
이 목사는 4대째 기독교 집안 출신으로 아버지와 동생도 목회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인세계선교대회를 처음 기획하는데 참여하고 뉴저지한인교회협의회 2대 회장을 지냈다. 그를 아는 목회자들과 교인들은 “어떻게 이단에 빠졌는지 황당하고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충격을 받은 상태다.
이 목사는 2014년 10월 18일 미국에서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난다고 예언 한 임 모 여인에게 빠져 집과 자동차 등을 헐값에 팔고 아들과 딸을 데리고 한국으로 갔다.
임 모 여인은 한국에서 2007년 목사안수를 받고 성도들을 미혹하다 1년 만에 교단에서 영구제명을 당했으며 2009년부터 미국을 오가며 예언기도를 했다. 또 추종자들을 모아 ‘거룩한 무리’(the holy group)라는 이단 집단을 만들었다.
이 목사는 초기에는 임 여인을 경계했지만 자신이 젊었을 때 겪은 영적 체험을 비슷하게 알아내자 임 여인에게 빠져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처음에는 유명 목사인 이 목사의 배경이 임 여인에게 도움이 됐지만 교도소를 출소한 뒤 새롭게 신도들을 모으는데 이 목사를 방해물로 여겼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임 여인은 전쟁이 난다며 추종자를 현혹해 1억원을 받은 뒤 돌려주지 않아 사기죄로 1년 징역형을 받고 수감된 바 있다.
이날 방송은 자살 가능성이 희박함을 강조하면서 수영선수 출신인 이 목사가 강물에서 자살하려는 것 자체가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범죄 전문가의 인터뷰도 공개했다.
의정부지검 형사3부(부장 옥성대)는 지난 12월 임 여인과 이 목사의 딸을 각각 자살교사와 자살방조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 조사 결과 “용에 씌였으니 하나님께 가야 한다”는 임 씨의 말을 맹신한 노부부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로 결심했고, 딸은 부모가 자살하기 위해 북한강으로 가는 마지막 길을 인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임 여인은 검찰 조사에서 자신은 “교주가 아니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임 여인이 사실상 종교단체의 교주로 활동한 것으로 판단했다.
임 여인은 “이 씨 부부가 ‘하나님에게 가고 싶다. 도와달라’고 해 데려다 주긴 했지만, 자살을 교사하지는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 임 씨는 이 씨 부부에게 “용에 씌었으니 어서 회개하고 하나님 곁으로 가야 한다”고 세뇌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여기에서 용은 악마, 사탄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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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원 종교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