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공짜 반찬’은 옛말… 한식에 변화 새바람

2018-01-25 (목) 12:00:00 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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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치 등 반찬 별도판매 한식당들 늘어

‘공짜 반찬’은 옛말… 한식에 변화 새바람

<사진출처=yelp>

반찬은 돈 내고 드세요.“
한식당에 새로운 트렌드가 거세게 불고 있다.

최근 2년내 개점한 한식당들의 상당수가 반찬 수를 대폭 줄이거나 아예 없애고 있는 것. 대신 별도로 '반찬(Banchan)' 또는 ‘김치(Kimchi)' 메뉴를 마련, 판매하고 있다. 업주들에 따르면 이를 통해 운영비용은 줄고, 한식의 이미지에도 변화가 불고 있다.

지난해 초 브루클린 프로스펙트 팍에 들어선 먹바는 ‘애피타이저’와 함께 ‘김치’ 메뉴를 따로 두고 있다. 배추 김치, 깍두기, 백김치, 부추 김치, 오이김치 등 선택이 가능하며 각 4달러다.


3가지 김치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김치 트리오를 먹으려면 역시 8달러를 내야 한다. 18-28달러인 콤보 ‘먹바집밥(mokbar jipbap)’을 주문해야 비로소 3가지의 계절 반찬과 김치를 함께 즐길 수 있다. 부대라면, 김치 라면 등 라면 메뉴 역시 김치와 반찬을 함께 즐기려면 5달러를 추가로 지불하고 세트 메뉴를 주문해야 한다.

2년전 문을 연 파크슬롭의 ‘한끼 에브리데이 코리안’ 역시 반찬과 김치가 푸짐하게 나오는 일반 한식당과는 다르다. 반찬과 김치를 포함한 ‘일반 한식’을 기대했다면 메뉴 중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높은 별도의 콤보를 주문해야 한다. 나물 등 반찬 4종류가 함께 나오는 이 콤보 메뉴는 12달러75센트~13달러 75센트다. 메뉴에 따라 반찬 대신 잡채를 선택할 수도 있다.

지난해 가을 문을 연 브롱스의 한식당 ‘불밥’ 역시 김치와 계란 후라이를 각각 1달러, 오뎅국을 2달러25센트에 판매하고 있다. 한 한식당 관계자는 “공짜 반찬을 없애고 별도로 주문을 하게 한 것이 오히려 파인 다이닝의 인테리어와 어울려 식당에 한층 업그레이드 된 인상을 입히는데에 도움이 되고 있다”며 "반찬을 퍼준다고 해서 단골을 확보할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같은 트렌드는 타민족들이 고객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브루클린과 맨하탄, 브롱스 등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최근에는 한인 밀집지역인 플러싱까지 퍼지고 있다.

지난 11월 플러싱 먹자 골목에 문을 연 ‘미카스 바비큐’에서는 바비큐를 주문하면 반찬이 함께 나오지 않는다. 덤으로 찌개와 상추가 나오던 인근 한식당들과 달리, 이곳에서는 3-4달러를 내야 즐길 수 있다. 상추와 김치는 각각 2달러99센트, 된장찌개는 3달러99센트 등 약 10가지의 반찬 주문을 별도로 받고 있다. 대신 주물럭, 삼겹살, 불고기 등 바비큐 가격은 9달러99센트로 저렴한 수준이다.

미카 김 사장은 “처음에는 고객들이 많이 낯설어했지만 오히려 이제는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고객의 입장에서는 먹고 싶은 음식을 원하는 만큼만 즐기고 값을 지불하기 때문에 오히려 경제적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운영하는 입장에서도 음식 쓰레기는 1/3로, 인건비도 일반 한식당들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이는 등 술술 새나가는 낭비가 없어졌다”며 “고객들이 서서히 늘면서 앞으로 이 같은 방식의 추가 매장 개점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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