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계 불투명·횡령 등, ‘재정 전횡’이 25% 차지
▶ 갖가지 변칙 방법 동원, 담임목사직 세습도 15%
담임목사 부자 세습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명성교회의 예배 모습.
교회라고 문제가 없는 게 아니고, 또 교회에만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의 살아 숨 쉬는 유기체로서 교회의 건강성은 절대적 가치일 수밖에 없다. 교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무엇일까?
교회개혁실천연대 교회문제상담소는 지난 한해 동안 접수된 상담 중 재정 전횡 문제가 가장 많았다고 지난 5일 발표했다. 상담소가 전화상담 145건을 분쟁 유형별로 분류한 결과, 재정 전횡 문제가 24.5%를 차지했고 인사 및 행정 전횡과 세습 문제가 각각 18.5%, 15%로 그 뒤를 이었다.
또 대면 상담 15건 중에서도 재정 전횡 문제가 25%로 가장 많았으며 인사 및 행정 전횡이 15%, 당회 결의 등 적법 절차 없이 교인을 책벌하는 부당한 처리가 15%, 특정인을 겨냥한 표적설교 15%, 성폭력 등 성문제 10%, 목사 청빙 및 허위이력 문제 10%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재정 전횡과 관련된 상담 중에는 불투명하고 독단적인 재정 운영방식을 문제 삼는 경우가 많았다. 교회의 이전이나 건축과 같은 중요한 결정 과정에서 교인들의 의사를 묻지 않고 집행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상담소는 전했다.
세습과 관련된 상담은 담임목사가 직계가족에게 세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세습방지법이 있는 교단의 경우 비슷한 규모의 교회 목회자끼리 아들 목사의 목회지를 교환하는 교차세습 등 변칙세습 사례도 밝혀져 충격을 더했다.
지난해 명성교회가 초법적인 담임목사직 세습을 단행하면서 목회세습과 관련한 상담도 많았다. 교단별로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 소속 교회가 6곳,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총회 3곳, 기독교대한성결교회 3곳, 기독교한국침례회 소속 2개 교회가 세습을 추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세습 금지법이 있는 감리교의 경우도 직계세습 1곳, 교차 세습 1곳, 징검다리 세습 1곳 등 3개 교회가 세습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교단법 보완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교회개혁실천연대가 지난해 교회 분쟁 상담에 나선 교회 수는 모두 165곳으로 2015년 144개, 2016년 162개보다 더 늘었다.
교회 규모로 보면 출석교인 1만명 이상 교회가 7곳, 1,000명 이상 5,000명 이하 18곳, 500명 이상 1,000 명 이하 11곳, 500명 이하 교회가 65곳으로 가장 많았다.
한편 지난 2016년 통계 및 분석에서도 재정 전횡이 20.7%로 가장 많았다. 재정 전횡에는 회계 처리의 불투명성, 배임·횡령 혐의 등 재정 운용·관리의 전반적인 부분이 포함됐다. 재정 문제가 교회의 가장 심각하고 고질적인 문제라는 사실을 보여 주는 것이다.
이어서 목회 부실과 표적 설교가 15.2%, 독단적 운영 11.3%, 목회자 성폭력과 성적 비행 9.3%, 교회 세습 8.2% 순서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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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원 종교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