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물주 반대·매장 용도미변경 등 시작도 전에 좌절 속속
뉴욕에서 네일 업소를 운영하는 한인 A씨는 최근 비즈니스 매매 계약 체결 직전 어이없는 이유로 무산됐다.
환기시설을 설치하겠다는 바이어, B씨의 의사를 건물주에게 전하자 건물주가 환기시설설치 공사를 반대하고 나선 것. 결국 B씨는 인수를 포기했고 A씨는 리스가 만료되는 2년 뒤 비즈니스를 접기로 결정하고 마음을 비웠다.
환기시설 설치 공사를 추진하다가 공사는 커녕 사업을 접을 위기에 처하는 한인 네일 업주들의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어 업계를 당혹케 하고 있다.
뉴욕주는 지난해 10월3일 이후 새롭게 비즈니스 라이선스를 취득하는 신규 네일 업소들은 주정부의 규정을 충족시키는 환기시설을 즉시 설치하고, 기존 업소들은 2021년 10월3일부터 규정을 적용받도록 하는 네일업소내 환기시설설치 의무화 규정을 시행 중이다.
하지만 일찌감치 환기시설 설치 공사에 나섰던 기존 네일 업주들 중 건물주의 반대나 매장의 용도 미변경 등 과거 기록 때문에 공사가 좌절되는 경우가 속속 생겨나고 있는 것.
롱아일랜드의 한 네일 업주는 공사를 앞두고 건물주로부터 한 장의 쪽지를 받고 좌절했다.
건물주가 환풍 통로를 뒷 창문으로만 내고, 공사는 하되 타운의 공사 허가는 받지 말 것 등의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관계자는 “건물주가 멋대로 기준을 제시하고, 정부 몰래 공사를 진행하라는 건데, 그냥 공사를 하지 말라는 뜻 아니겠느냐”며 한숨을 쉬었다.
건물의 용도변경 허가 없이 네일 업소를 운영한 것이 화가 된 경우도 있다. 세탁소 자리를 이어 받아 용도 변경 신고 없이 네일 업소를 수년간 운영했던 한 업주는 환기시설 설치공사 허가를 받으러 타운홀을 찾았다가, 용도 미변경과 관련한 추가 인스펙션을 받아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는 비즈니스를 그만 접어야 할지 아니면 돈과 시간 부담이 크더라도 환기시설을 설치해야 할지 조만간 결정을 내릴 생각이다.
환기 시설 설치 컨설팅 업체인 YMH 컨설팅의 안희성 대표는 “용도변경 신고가 제대로 돼 있지 않으면 전기, 플러밍, 소방 관련 별도의 인스펙션을 받아야 한다”며 “규정 시행이 3년 이상 남았다고 해서 이에 대한 대비를 미루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뉴욕한인네일협회의 이상호 회장은 “최근 네일 업소를 매매하는 과정에서 환기시설설치가 가능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한 이슈가 불거지기 시작했다”며 “건물용도변경이 제대로 돼 있는지, 건물주가 반대를 하는 것은 아닌지 정도는 지금부터 미리 파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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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