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황타개 나선 한인경제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④식품업계(하)
과거와 전혀 다른 모습의 델리로 탈바꿈한 후 흑자행진 중인 맨하탄 소재 한 한인업소.
‘푸드 코드· 휴식 공간’늘리자 매출 급증
독창적이고 짜임새 있는 아이템으로 경쟁력 키워야
공동구매와 독점아이템 확대로 렌트와 인건비 상승의 고통을 이겨내고 있는 한인식품업계가 변화를 키워드로 제2의 전성기를 도모하고 있다. 과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의 한인 델리가 연이어 문을 여는 등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것.
특히 맨하탄 경우, 뷔페 규모의 음식라인을 갖춘 델리를 넘어 매장 안에 별도의 휴식공간을 마련, 식사는 물론 만남의 장소로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한 한인업소가 등장하는 등 이미 대형 프랜차이즈 업소와 타인종 대형 업소들과의 경쟁이 한창이다.
맨하탄에서 대형 델리를 운영 중인 한인 A씨는 “지속적인 업그레이드가 생존의 비결”이라며 “과거의 컨셉은 유지하면서 시장의 변화와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춘 과감하고 획기적인 변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4년 전 과감한 내부공사로 전혀 다른 업소로 탈바꿈한 A씨의 델리는 ‘인터내셔널 푸드 코트’를 갖춘 카페 형 델리로 미국식과 이태리식, 한식, 일식, 멕시칸식 등을 픽업 또는 매장 안에 마련된 테이블에 앉아 즐길 수 있도록 해 인근 지역 업소들의 역할모델이 되고 있다.
5년 전 퀸즈에 대형 델리를 오픈한 한인 B씨도 “점심 장사가 하루 매상의 80%에 달하는데 매장과 연결된 지하층에 테이블을 놓는 등 별도의 휴식공간을 마련했더니 점심 손님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며 “시장의 변화를 무시하면 미래는 없다”고 강조했다.
뉴욕한인식품협회 박광민 회장도 한인식품업계의 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세븐일레븐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컨비니언스토어와 한국의 편의점을 역할모델로 한인식품업계가 변해야한다는 생각이다.
박 회장은 “짜임새 있는 아이템은 한국식 편의점만의 장점”이라며 “프렌차이즈 개념의 편의점을 한인업소들에 접목해 나가는 방안을 개인적 혹은 협회차원에서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리모델링이 힘든 규모가 작은 업소 경우, 독창적이고 짜임새 있는 아이템 구비가 경쟁관계에 있는 인근의 대형 체인점, 혹은 타인종 업소들과의 차별화를 선언하는 것”이라며 “한식이 웰빙푸드로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에 경쟁력도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협회는 직수입 등을 통해 한식 관련 제품을 보다 저렴하게 공급하는 방안도 마련 중이다.
한편 한인식품업계는 상업용 렌트 안정법 제정을 추진, 매년 반복되고 있는 업계의 근본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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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