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베이비부머 세대, 목회에 유종의 미 거두려면…

2017-12-07 (목)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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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세대 멘토링 통해 경험 전수, 그리스도 안에서 정체성 찾아야

▶ 떠날 때 알고 다음 사역 준비를

베이비부머 세대, 목회에 유종의 미 거두려면…

이민교회를 섬긴 원로목사들이 모임을 갖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시간은 흐르고 세대는 바뀌기 마련이다. 저항한다고 거스를 수도 없다. 하지만 이 과정 속에서도 열매를 맺어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문이 열리고 눈앞에 펼쳐진 또 다른 세계로 발을 디딜 수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2차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부터 1964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이다. 미국에서는 가장 많은 인구가 포함된 세대다. 당연히 베이비부머 세대가 가진 영향력은 아직도 막강하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차례차례 은퇴하고 노인층에 편입하기 시작했다. 남의 이야기만 같았던 ‘노인’이 이제 베이비부머 세대의 일이 됐다. 교회와 목회 현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목사와 장로, 권사, 안수집사 등 교회 리더들도 이제 노령화를 직시할 때가 된 것이다.


이들이 이 시점에서 정리하고 새롭게 나아가야 할 방도는 무엇인가.

크리스천 라이프웨이 대표 톰 레이너 목사는 6일 칼럼에서 베이비부머 세대 교회 지도자들이 유념해야 할 네 가지 사항을 제시했다. 레이너 목사는 “54세부터 72세까지 해당되는 베이비부머 세대는 인생에서 4분기를 맞이한 셈”이라며 “얼마나 ‘유종의 미’를 거두느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르면 베이비부머 리더들이 가장 먼저 정성을 들여야 할 일은 바로 ‘멘토링’이다. 풍부한 경험, 특히 목회자의 경우 좋은 교회든 힘든 교회든 지금까지 섬겨온 이력, 그 와중에 잔잔히 느낀 기쁨과 가슴 아픈 고통 등을 수확의 열매로 승화시킬 시기이다.

이를 위해서 21세기를 이어 갈 밀레니얼 세대의 목사를 주변에서 찾아 ‘커피 한잔을 마시는 수고’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특별하게 가르치려 하지 말고 그 이전에 젊은 목회자와 좀 더 깊은 친분을 맺어가면서 기도해 주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이런 만남 속에서 하나님이 무엇을 어떻게 이뤄가는 지를 봐야 한다.

두 번째는 목사라는 직함을 본인의 진정한 정체성과 혼돈하지 말라는 것이다. 목회자의 정체성은 ‘살아있는 하나님의 자녀’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목회자의 정체성은 그리스도에서 찾아야 한다. 목회자의 정체성은 목사라는 타이틀이나 직위, 교회에서 찾을 수 있는 게 아니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자신의 일에서 정체성을 찾는 과오를 쉽게 저지르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면 이제껏 해 온 사역이나 일에서 떠나야 할 시점이 오면 큰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 목사든 평신도 리더이든, 교회든 일터이든,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은 그리스도와 관계 안에서 정립해야 한다. 그래야만 상황을 벗어나 방향성을 유지할 수 있다.

세 번째로 베이비부머가 유념해야 할 사항은 ‘떠나야 할 때’를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기존의 은퇴 개념과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지속적으로 변화를 추구한다. 그러나 때로는 이런 관념 때문에 특정 자리에 너무 오래 눌러 앉을 수도 있다.


하나님을 신뢰하고 후계자를 찾아야 한다. 재정 문제도 하나님의 도움을 신뢰해야 한다. 앞으로도 계속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자리로 하나님이 인도할 것을 신뢰해야 한다. 섬기는 교회나 단체에 너무 오래 눌러앉는 실수를 저지르지 말아야 한다. 다음 사람을 위한 공간을 마련해 줘야 한다.

마지막 사항은 ‘4분기 사역’을 시작할 새로운 자리를 구하라는 것이다. 다른 교회에서 나이가 어린 담임목사 아래서 일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파트타임 사역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자리가 교회나 후배 목사를 상대로 멘토링과 코칭, 카운슬링을 나눌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진실한 ‘종의 리더십’을 배우고 실천할 시간이 될 수 있다. 무엇이 됐든 하나님이 자신에게 제시하는 것이라면 마음의 문을 열고 심사숙고하고 순종할 수 있어야 한다.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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