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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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경기 여성만 골다공증?… 담배·술·저체중도 ‘뼈의 적’

2017-11-28 (화)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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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르몬 급감 70대 중후반 남성, 당뇨병 환자도 고위험군 속해

▶ 근육 키우기 위주로 운동하고, 우유 등 충분한 칼슘 섭취


골다공증 하면 폐경 여성을 떠올리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지난해 골다공증 진료인원 85만4,200여명 중 여성이 94%(80만명)나 되고 이들 중 96%가 폐경기를 전후한 50대 이상 연령층이다. 여성호르몬 분비가 급격히 줄면서 뼈의 양이 감소하고 뼈의 질이 나빠져 골밀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남성·여성 호르몬은 뼈 발육은 물론 우리가 섭취한 칼슘을 뼈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 여성호르몬이 급감하는 폐경 후 첫 5~10년 동안 골밀도는 25~30%가량 줄어들 수 있다. 그래서 엉덩방아를 찧거나 넘어지는 경우는 물론 재채기를 하는 정도의 가벼운 움직임만으로도 뼈가 부러지기도 한다. 잘 부러지는 부위는 손목·척추(허리뼈)·대퇴골(넓적다리뼈)이다.

남성도 골다공증의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50세 이상 남성 2명 중 1명은 골다공증 전 단계인 골감소증으로 뼈의 칼슘·미네랄 등이 정상 이하로 떨어져 있다. 10명 중 1명은 가벼운 충격에도 뼈가 잘 부러지는 골다공증 환자다. 하지만 골다공증은 여성 질환이라는 오해 때문에 치료를 받는 남성은 10%를 밑돈다.


남성은 70대 중후반에 뼈 건강이 급격히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 여성에 비해 뼈와 근육을 굵고 튼튼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호르몬(테스토스테론) 분비가 급감하는 시기가 늦어서다. 하지만 이즈음 엉덩관절(고관절)이 부러지면 1년 내 사망률이 또래 여성의 2배에 이를 정도다. 장기간의 흡연과 잦은 음주도 칼슘 흡수와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의 기능을 억제하고 몸에서 칼슘이 빠져나가게 한다. 전립선암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해 남성호르몬 억제요법을 받은 경우라면 남성호르몬과 골밀도 감소 속도가 빨라 골다공증 위험은 훨씬 커진다.

호르몬과 칼슘·비타민D 부족 외에 저체중, 운동 부족, 당뇨병 등도 골다공증 위험요인이다.

마르고 뼈·근육 발달이 부족하다면 최대골량이 충분히 만들어지지 못해 골밀도가 낮을 가능성이 크다. 적당한 운동을 하지 않고 집 안에 오래 머무는 경우에도 근육량이 줄어 낙상 사고에 취약하다. 박용순 한림대 교수팀이 국민건강영양조사 대상자 중 60세 이상 연령층의 골밀도와 근육량 등을 분석해보니 골다공증 환자의 평균 몸무게는 남성 56.6㎏, 여성 52.1㎏으로 골다공증이 없는 남성(65.5㎏)·여성(59.3㎏)을 크게 밑돌았다. 체중이 웬만큼 나가야 근골격계를 자극, 골형성세포의 활성도를 높여 뼈의 양이 증가한다.

수면 부족도 골다공증 위협요소 중 하나다. 충분한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노화가 진행된 뼈를 없애는 파골세포와 새로운 뼈를 생성하는 조골세포 간에 균형을 이루는 호르몬(칼시토닌)의 분비가 부족해진다. 탄산음료를 많이 마셔도 칼슘 흡수는 억제되고 밖으로 배설되는 양은 많아진다. 라면 수프를 다 넣거나 짠 국물, 장아찌·젓갈 등 나트륨 함량이 높은 음식을 많이 먹어도 칼슘 흡수가 방해를 받는다.

당뇨병 환자도 뼈의 양이 감소하고 뼈의 질이 나빠져 약한 충격에도 골절이 일어나기 쉬운 골다공증이 오기 쉽다. 50~64세 당뇨병 환자는 대퇴부 골절 위험이 남자 2.7배, 여자 2.5배까지 치솟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천식, 만성폐쇄성 폐질환(COPD), 염증성 장질환, 류머티즘 관절염 같은 자가면역질환 때문에 장기간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았다면 골다공증 위험이 높다.

성인이 되는 동안 우리 몸의 뼈는 일정 시기가 되면 일생 중 가장 튼튼한 뼈를 형성하게 되는데 이를 최대골량이라 한다. 주로 10~20대에 형성되며 평생 뼈 건강을 좌우한다. 정호연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청소년기의 걷기나 달리기와 같은 신체활동, 칼슘과 비타민D의 충분한 섭취가 최대골량 형성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골다공증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는 담배를 끊고 잦은 음주를 삼가는 등 생활양식의 변화가 중요하다. 체중이 실리거나 근육을 키우는 운동은 균형감각과 뼈 보호 기능을 강화해 넘어지거나 뼈가 부러질 위험을 줄여준다. 우유·요구르트 같은 유제품 등을 통해 적당량의 칼슘을 섭취하고 햇빛 노출로 피부가 비타민D를 합성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부족하면 칼슘보충제나 비타민D 주사제 등을 사용할 수 있다. 계란·고기 등 고단백 식품은 칼슘이 장에서 잘 흡수되도록 해준다. 주 1~2회 우유나 요구르트를 마시는 65세 이상 남성, 50∼64세 여성은 월 1회 미만 마시는 남녀보다 골다공증에 걸릴 위험이 55%까지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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