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첫 아시아 순방 돌입

2017-11-04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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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4일 한국·중국·일본·베트남·필리핀 방문

▶ 한반도 정세 분수령...북핵 공조 강화·무역.통상 압박 행보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첫 아시아 순방 돌입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3일 메릴랜드 엔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아시아 순방에 떠나기전 에어포스 원에 오르면서 손을 흔들고 있다.[AP]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3일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베트남, 필리핀 등 아시아 5개국 순방길에 나섰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뤄진 첫 아시아 순방은 한반도 정세에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백악관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강화'를 이번 순방의 최대 목표라고 밝혔으며,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무역·통상 압박 수위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미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순방 일정에 돌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4일까지 계속될 아시아 방문에 앞서 이날 하와이에 들러, 미군 태평양사령부로부터 브리핑을 받고 진주만 애리조나기념관을 둘러본 후 지지자 집회에 참석한다.

본격적인 순방 일정은 오는 5일 일본 방문을 시작으로 진행된다. 2박 3일간 일본에서 머물며, 아베 신조 총리와 골프 라운딩, 만찬, 정상회담을 잇달아 가진다. 두 정상의 골프에는 세계정상급 선수인 마쓰야마 히데키가 동반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오전 한국을 국빈 방문하며, 한미동맹과 방위비 공여의 상징인 평택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를 찾는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 및 국빈 만찬을 하고 북핵 공조 방안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문제 등을 논의한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하면서 북핵 해법을 조율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 미 대통령으로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이후 24년 만에 국회에서 연설한다.


백악관은 "아시아 순방에서 유일한 의회 연설"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회연설에서 한국 전쟁 이후 한국이 이뤄낸 성과를 높이 평가하며 강력한 한미동맹의 필요성과 북핵 위협에 맞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공조 등을 촉구할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국립묘지를 참배한 후 곧바로 중국 베이징을 방문, 10일까지 머물며 집권 2기의 문을 연 시진핑 국가 주석과 정상회담 등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제재 강화 등 북핵 해결을 위한 중국의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고 미·중 무역 불균형 시정을 강력히 요구할 방침이다.

그의 방중에는 미국의 40여 개 주요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수행해, 중국과 대규모 투자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베트남, 12일에는 필리핀을 각각 방문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창립 50주년 기념식 등에 참석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지막 행선지인 필리핀에서 예정보다 하루 더 머물며 동아시아 정상회의(EAS)에 참석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미국은 동남아 국가들과 공동전선을 구축해, 남중국해에서 군사적 패권 확장을 추구하는 중국을 견제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순방에는 윌버 로스 상무장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맥매스터 보좌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등이 수행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세제 개혁 추진을 위해 일부 장관 등에게 국내에 남을 것을 지시하면서 수행단 규모가 기존에 비해 축소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순방길에 오르면서 "굉장히 성공한 순방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지만 안팎의 난관으로 '순방 성공'이 호락호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야심 찬 목표를 설정했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한 '레버리지(지렛대)'는 제한돼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별난 국정운영 스타일에다 '러시아 스캔들'의 그림자까지 겹쳐지면서 마오쩌둥·덩샤오핑 반열에 오르며 집권 2기를 시작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물론, 한국과 일본으로부터 양보를 끌어내기에는 의심스러운 처지에 있다는 것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시아 5개국 순방에 대해 "우리는 무역을 이야기할 것이고, 당연히 북한에 관해서도 이야기할 것"이라며 "많은 사람과 국가에 도움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순방을 위해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을 타고 떠나기 직전 기자들과 만나 "긴 순방을 시작하려고 한다. 기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자"며 "굉장히 성공한 순방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모두 좋은 방향으로 일을 성사시킬 의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기소된 조지 파파도폴로스와의 지난해 3월 만남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오래전 일이라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매우 하찮은 만남이었다"며 "내가 말할 수 있는 전부는 (러시아와) 공모는 없었다는 것이다. 아무것도 없었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어 법무부를 향해서도 "민주당 쪽을 살펴봐야 한다. 법무부는 할 일이 많다"며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이 법무부에 실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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