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영선의 힘’ 복음방송 정상화 탄력

2017-10-24 (화)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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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개 헌금 12시간 만에 27만달러 모금 목표 상회

▶ “알찬 복음전파로 보답”

‘이영선의 힘’ 복음방송 정상화 탄력

미주복음방송 관계자들은 지난 6일 남가주 곳곳에서 헌금 모금행사를 벌였다.

‘이영선의 힘’ 복음방송 정상화 탄력

미주복음방송 이영선 사장.


미주복음방송이 반나절 진행한 공개 헌금 행사에서 27만2,767달러를 모으는 실적을 올렸다. 지난 6일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12시간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걷힌 금액이다. 나중에 헌금하기로 약속한 약정헌금을 포함한 액수이지만 당초 목표액 18만 달러를 훨씬 뛰어 넘는 성과를 거뒀다.

복음방송은 상업 광고를 전혀 하지 않고 오직 청취자들의 헌금으로만 운영된다. 예수 그리스도를 전적으로 신뢰하며 그의 도움에 의지하는 길을 가겠다는 신앙의 실천이다. 또 광고를 통해 운영비용을 충당할 경우 ‘돈의 힘’에 휘둘릴 가능성을 근원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하지만 만성적인 적자는 복음방송의 고질병이었다. 경영 능력의 부족, 일부 경영자의 추문, 내부 갈등과 반목, 방송의 질적 저하, 열악한 직원 처우 등이 서로 맞물리며 악순환을 이어갔다.


지난 4월 신임 사장으로 취임한 이영선 목사는 장애인 선교단체인 밀알선교단의 미주 총단장을 맡아 왔다. 그는 발달장애인을 섬기는 ‘밀알의 산 증인’으로 인정받았다.

그의 열정은 연약한 장애인 선교단체를 오늘날 입지로 끌어올린 동력이었다.

이 목사는 대기업의 미주 지사장을 역임하다 사고로 장애인이 됐다. 대학에서도 경영학을 전공하고 줄곧 기업 비즈니스에서 잔뼈가 굵었다. 그러다 장애를 갖게 되고 목회자의 길을 걸으면서 그의 탤런트는 복음 사역에서 빛을 발휘했다. 밀알선교단은 이런 그의 행적이 보여주는 대표작이다.

이 목사가 복음방송 사장으로 취임할 당시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그의 비영리 단체 경영 능력과 목회적 영성을 높이 산 이사진은 복음방송의 정상화 및 재도약의 희망을 그에게 걸었다. 다른 한쪽에서는 언론 경험의 부족과 만성적인 경영 난맥을 들며 어려움이 클 것이라고 걱정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복음방송이 목표 치수의 10만 달러 가까이 초과 모금에 성공하면서 역시 ‘이영선의 힘’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단 급한 불을 끄고 첫 난관을 무난하게 통과했다는 것이다.

“LA와 오렌지카운티 곳곳에 설치한 모금 부스와 전화를 통해 1,000명에 이르는 교인들이 헌금 행렬을 이뤘습니다. 큰 액수를 헌금한 분들도 여럿 계시지요. 하지만 이렇게 직접 소액 헌금을 하는 기독교인들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이 목사는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감사를 거듭 말했다. 사람이 노력을 기울이지만 결정적인 힘은 결국 하나님에게 달렸다는 것이다.


“이번 모금 행사의 성공은 단지 돈에 대한 것만은 아닙니다. 복음방송을 향한 청취자, 교인 분들의 신뢰가 살아났다는 게 더욱 값지고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순수하게 복음 만을 전하는 복음방송의 역할에 거는 기대감 또한 그 만큼 큰 것이지요.”

복음방송이 본사를 오렌지카운티로 이전한 이후 줄곧 LA 공백 상태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이어져 왔다. 이 목사는 LA스튜디오를 개설하고 시설과 인력을 대폭 보강하고 있다. 또 인터넷과 SNS 분야로도 적극 사역의 범위를 넓히는 중이다.

“교계에서 요즘 부쩍 공동체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하는 것 같아요. 사실 이런 현상은 교회의 불안과 위기 의식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교회와 선교단체들이 팔을 걷어 부치고 해야 할 일들이 많다고 봐요. 미래 지향적 시각과 적극적인 자세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입니다.”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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