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심상찮은 여론

2017-09-26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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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man vs Madman’-. 북한 핵 위기와 관련해 말 폭탄이 계속 쏟아지고 있다. 그 최종 라운드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일을 ‘꼬마 로켓맨’이라고 조롱하자 북한 측은 트럼프를 ‘투전꾼, 정신이상자, 거짓말 왕초, 악(惡)통령’ 등으로 부르며 반격을 가해온 것.

그것으로도 모자랐는지 북한의 외무상 리용호는 미국이 북한을 상대로 “선전포고를 했다”며 미군 폭격기를 격추시킬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계속 고조되고 있는 북한 핵 위기. 이 상황을 언론들은 이성을 잃은 미국과 북한의 두 지도자 간의 ‘기싸움’형식으로 보도하고 있다. ‘북한 리스크 못지않게 트럼프 리스크도 크다’는 식의 논평이 바로 그것이다.


북한 핵 위기는 이 논평대로 단지 트럼프와 김정은의 ‘마초 대 마초’, 더 나가 ‘Madman vs Madman’의 충돌일까.

“하와이, 괌이 북한 핵미사일 사정권에 들어갔다면 여기 미군기지가 있는 샌디에고라고 무사할까. 그런 끔찍한 상황을 앉아 기다리기보다는 내가 대통령이라면 선제공격을 하겠다.”

연방하원 국방위소속 공화당 의원인 던컨 헌터가 수일 전 샌디에고 TV방송에 출연해 한 말이다. 그는 극우 보수 세력의 기수인가. 아니다. 달라진 미 의회의 분위기를 대변하고 있다. 더 나가 다수 미국 국민의 정서를 반영하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미국 국민들은 북한에 대해 환상을 가지고 있지 않다. 북한에 대한 여론조사가 실시되면 항상 부정적 반응을 보여 왔다.

지난 2월 갤럽 여론조사에서 북한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미국국민은 86%를 차지했다. 4월의 폭스뉴스 여론조사에서는 북한은 회교수니파 극렬무장집단 이슬람국가(IS)를 제치고 미국안보에 최대위협으로 지목됐다.

그렇다고 북한에 대한 무력응징을 미국여론이 지지한 것은 아니었다. 그보다는 외교와 경제제재 강화 등의 방법을 미국 국민들은 선호해 왔다.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 계기는 지난 6월 북한에 억류됐던 웜비어 군의 죽음이다. 거의 절반(49%)에 이르는 미국인은 북한에 대한 응징을 원하고 있던 것으로 유에스에이 투데이지 여론조사는 밝혔다.


‘대륙간탄도탄(ICBM)실험발사에 성공했다. 괌 미군기지 공격 위협을 해댔다. 거기다가 6차 핵실험을 했다. 그리고 또… ’- 그 이후, 그러니까 7월 이후 북한이 보여 온 도발적 행태다.

그 북한을 어떻게 해야 하나. ‘군사 조치를 취해야 한다’- 82%의 공화당 유권자들은 이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최근 실시된 갤럽 여론조사 결과다.

공화당만이 아니다. 58%, 과반이 훨씬 넘는 미국인들이 북한 핵시설 공격 등 군사조치를 지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을 말하나. Enough is enough! 트럼프뿐이 아니라, 미국의 여론도 점차 참을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여론의 끝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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