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그 많던 신학 지망생 어디로 갔나

2017-09-07 (목)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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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학생 급감에 신학교 휘청

▶ 목회자 이미지 퇴색·교회개척 어려워져 인기 시들

그 많던 신학 지망생 어디로 갔나

예비 목회자들이 신학교 졸업식에서 복음의 사명을 갖고 결의를 다지고 있다. [CUPnews]

신학교마다 학생이 급감하면서 재정난을 타계하기 위해 학교간 통합, 캠퍼스 이전, 분교 및 프로그램 폐쇄 등 처절한 노력이 벌어지고 있다. 신학교들은 재정난에 대처하기 위해 학비 인상, 온라인 강좌 개설, 풀타임 교직원의 파트타임 전환 등의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주류 교계의 신학대학원은 물론 기본 바탕이 허약한 대다수 이민 신학교의 어려움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또 청년층의 목회에 대한 관심이 식으면서 한때 수십 대 일의 경쟁률을 과시하던 한국 신학교들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여대생이 선호하는 예비 신랑감으로 목사가 2위에 올랐던 뉴스는 이제 전설이 됐다. 대형 교회에서 존경과 풍요를 누리는 목회자 이미지가 퇴색한 덕분이다. 게다가 교회 개척 자체가 어려워졌고 교회를 세운다고 성장하는 시대가 아니라는 현실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신학생 감소 현상에 대한 우려가 큰 실정이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이제야 제자리를 찾아간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신학교 인준 기관으로 북미주 지역 400여 개 이상의 신학 대학원을 관할하고 있는 북미신학교협회(ATS)의 2016년 가을학기 통계에 따르면 석사(M.Div) 과정 재적 학생수는 2만9,390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2년의 3만2,166명 보다 약 3,000명 감소한 것이다.

정식 학위가 아닌 신학 관련 프로그램 수료 과정은 지난해 가을학기에만 전년 대비 700여명 감소한 2,619명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학생 감소에 따른 등록금 감소 역시 연간 6,0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지난 2006년부터 2016년까지 10년 사이 미 최대 교단인 남침례교회가 운영해 온 서던뱁티스트대학은 지난 가을학기 학생수가 500명이나 줄었다. 이 밖에도 샌프란시스코신학교는 547명에서 175명, 리폼드신학교는 1,249명에서 1,059명, 풀러신학교는 3,949명에서 3,091명, 클레어몬트신학교는 434명에서 379명으로 감소했다. 심지어 새로 신학대학원에 입학하는 신입생이 전무한 신학교도 속출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교육부가 공개한 2016년도 입학 통계에 따르면 신학대학원 입학 경쟁률이 크게 감소하고 있는데다가 충원율 미달인 신학교 숫자도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예장 통합총회는 지난해 정기총회 결의에 따라 올해를 시작으로 향후 3년간 신학대학원 신입생 정원을 감축하기로 했다. 또 예장 대신총회는 총회신학교 연구과정 학생들을 안양대 신대원과 통합하기로 했다. 학부과정 학생들은 백석대 평생교육신학원에 편입해 학사학위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예장 합동총회는 지난 정기총회에서 총신대 신대원의 야간과정을 폐지하기로 결의하기도 했다.

감리회의 경우 2018년 12월까지 감신대, 목원대, 협성대 등 3개 신학교의 목회대학원 통합 제반 준비를 완료할 것을 장정에 명시했다. 이에 따라 장단기발전위원회와 각 3개 신학교는 목회자 수급 조절과 신학교육의 양질 향상을 위해 활발한 논의 중에 있다.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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