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현지인 사역자 세우자’ 선교패러다임 변화

2017-09-05 (화)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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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교사 전문양성” 캘리포니아선교대학

▶ 수업료 무료.. 현지 선교사·교수 헌신적 강의

‘현지인 사역자 세우자’ 선교패러다임 변화

이성희 목사(왼쪽에서 세 번째)가 동역하는 현지인 사역자들과 사진을 찍었다.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위에서 인간을 통해 이뤄지는 경로는 무한대로 다양하다. 때로는 한 명의 헌신자가 세워져 수 천, 수 만 명의 몫이 이뤄지기도 한다. 그리고 어느 때는 상상 못할 희생과 섬김으로 인해 장엄한 섭리의 수레바퀴가 전진한다. 땅에서는 애절한 순교도 천상에서는 지극한 영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선교대학(California University of Missions)은 오로지 선교만을 전문적이고 실제적으로 가르치고 훈련하는 선교사 양성기관이다.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인가한 학사, 석사, 박사 과정을 모두 갖추고 있지만 수업료는 전액 무료이다. 일단 입학한 학생은 전원 장학금을 받게 된다. 학위 과정이 부담스러운 사람은 1년 기간의 선교훈련원에서 교육을 받는다. 역시 수업료는 내지 않아도 된다.

캘리포니아선교대학이 유달리 풍부한 재력을 갖춘 것은 아니다. 설립 목표가 ‘선교’이고 열매도 ‘선교’로 맺으며 이런 취지에 동감한 선교사와 교수진이 자비량으로 헌신하기 때문이다.


이성희 목사는 불가능해 보이는 이 모든 사역을 맨손으로 일궈가고 있다. 그가 담임목사로 섬기는 가주장로교회의 성도는 말할 것도 없이 가장 큰 조력자들이다. 여기에 소액 후원자들이 ‘개미 군단’을 이뤄 엄청난 일을 묵묵히 해내고 있다.

“선교의 열정이 급속도로 식어가는 시대에 처해 있습니다. 선교의 패러다임도 빠르게 변화합니다. 이제 현지인 사역자 한 명을 제대로 세우기만 하면 과거 상주 선교사 백 명이 맺지 못한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선교에 동참하고 지원할 진정한 선교사를 육성해야 합니다.”

캘리포니아선교대학은 현장 경험이 풍부한 일선 선교사를 강사진으로 꾸미고 있다. 특히 입학 이후 첫 번째와 두 번째 학기는 선교사들의 생생한 강의에 모든 과목이 집중된다.

과목도 선교지 현장 중심으로 짜여 있다. 자비량 선교를 선호하는 기독교인이 많아지고 있지만, 도대체 자비량 선교는 어떻게 꾸려 갈 수 있는가. 비즈니스 선교를 계획하지만 정작 언어와 문화가 판이한 선교지에서 무슨 수로 비즈니스를 이어가며 복음을 전파할 수 있는가.

그리고 21세기 선교 현장에서 가장 효과적인 대안으로 떠오른 코디네이션 선교는 어떤 식으로 진행할 수 있는가. 이 같은 이슈를 탐구하면서 선교지 후방에서 인력과 재력, 기도 등의 자원을 동원하면서 현지인 지도자를 육성하는 선교 코디네이터가 되는 길 등을 제시한다.

“몇몇 교회가 힘을 모아 현지 신학교를 졸업한 사역자에게 매달 500달러만 지원해도 선교사보다 몇 배의 일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 선교사 역시 반드시 필요합니다. 후방의 선교 자원과 코디네이션을 통해 유기적인 협력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죠.”

오는 10월2일 개강하고 나면 강의는 미주장신대 별관에서 진행된다. 또 스패니시를 통해 강의하는 온라인 글로벌 신학교도 개설된다.


“노새를 타고 몇 시간식 들어가는 중남미 깊은 산속에서도 유무선전화는 안 돼도 터넷은 터집니다. 원주민 청년들이 유튜브를 시청해요. 온라인 신학교는 디지털 시대에 강력한 선교 도구입니다.”

태양열 소형 라디오도 지금까지 수천 개를 나눠줬다. 청소년, 어린이들이 목에 걸고 다니며 현지인 사역자가 보내는 방송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선교 전문 교육기관을 통해 한인 선교사들이 연결되면 선교의 시너지 파워는 크게 폭발할 것이다.

문의 (714)393-0970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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