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큐영화 ‘서서평’ 흥행몰이
▶ 고아·거지·한센병자 돌보다 영양실조 순교
서서평 선교사의 삶을 담은 영화가 감동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조선 땅에 전하다 영양실조로 순교한 서서평(엘리자베스 요한나 쉐핑) 선교사 다큐영화 ‘서서평, 천천히 평온하게’가 잔잔하나 싶은 울림을 전해주고 있다.
이 영화는 기독교방송 CGNTV에서 제작한 첫 번째 영화다. 배우 하정우 씨가 내레이션을 맡았고 드라마로 재현되는 장면을 통해 헌신과 순종의 사역활동을 보여주면서 1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는 성과를 거뒀다.
미주 지역에서는 남가주와 뉴저지, 달라스에서 동시 개봉됐다. CGV부에나팍 극장에서 지난 22일 상영에 들어간 뒤 연일 관객이 몰리며 한인사회에서도 감동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 영화에 대한 소문이 퍼지면서 하루 7회 상영에 4회가 매진될 정도로 흥행에도 성공하고 있다. 개봉 당일만 관객이 700여명을 넘어섰고 지난 주말에는 약 1,800여명이 서서평 영화를 찾았다.
서서평 선교사의 영화가 오늘날 관객에게 던져주는 충격은 신앙의 실천이라는 화두와 맞물려 있다. 서 선교사는 ‘성공이 아니라 섬김이다’라는 원칙을 삶에 그대로 적용했다. 그리고 가장 낮은 자들을 섬기는 데 헌신해 ‘재생한 예수’로 불릴 정도의 인생을 살았다.
당연히 영화도 ‘진정한 섬김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관객의 가슴 속에서 끌어 올린다. 영화 제목이 ‘천천히 평온하게’로 정해진 배경도 크리스천에게 스스로 삶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서서평(徐徐平) 선교사는 자신의 급한 성격을 다스리기 위해 우리나라 이름을 지을 때 ‘천천히’라는 의미의 ‘서(徐)’와 평평할 평(平)를 성과 이름에 넣었다.
서서평 선교사는 1880년 독일 출신으로 자신을 버리고 떠난 어머니를 찾아 9세 때 홀로 미국으로 건너왔다. 하지만 가톨릭에서 기독교로 개종했다는 이유로 어머니로부터 버림을 받는다. 간호선교사의 자격으로 1912년 조선에 들어온 서서평 선교사는 이후 광주 제중원을 비롯해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며 간호원 훈련을 비롯해 간호교과서 저술하고 조선간호부회(현 대한간호협회)를 창립했다.
또 배우지 못한 여성들을 모아 설립한 이일학교(현 한일장신대), 부인조력회(현 여전도회연합회)를 조직했다. 특히 고아와 거지, 한센병자들을 거두어 교육시켰고 고아 13명과 한센병자의 아들을 입양해 친자식처럼 아꼈다.
그녀는 무명 베옷과 고무신 차림에 보리밥과 된장국을 먹었다. 선교사 서서평은 조선인처럼 산 것이 아니라 완전한 조선인으로 생활했다. 그리고 정작 자신은 영양실조로 삶을 마감하면서 병의 원인을 알 수 없었던 그녀는 시체까지 해부해 연구자료로 삼으라고 유언을 남겼다.
그에게 남겨진 유산은 동전 7전, 강냉이가루 2홉, 걸인에게 주고 남은 담요 반 조각이 전부였다. 장례식은 광주 최초의 시민사회장으로 치러졌다. 당시 장례식장에는 1,000여명의 사람들이 부르짖는 “어머니”라는 통곡소리로 가득했다. 미국 남장로교는 전 세계에 파견된 선교사 가운데 ‘가장 위대한 선교사 7인’ 가운데 한 명으로 그녀를 선정했다.
양국주 ‘열방을 섬기는 사람들’ 대표는 서서평 선교사 평전 ‘바보야, 성공이 아니라 섬김이야!’를 펴냈다. 그는 지난 2012년 호남신학대에서 열린 서서평기념사업회 기념식에서 “서 선교사는 남자가 아닌 독신여성, 목사가 아닌 평신도, 의사가 아닌 간호사라는 이유로 잊혀 있었다”며 “유산 놓고 다투는 부잣집 자식들처럼 가진 게 너무 많아 근심뿐인 한국교회가 다시 돌아봐야 할 분”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회장 홍정길 목사(남서울은혜교회 원로)는 피를 토하듯 강조했다.
“여수 애양원에서 나환자를 섬겼던 손양원 목사의 삶, 그리고 서서평 선교사의 삶. 이것이 기독교입니다. 이게 원본입니다. 지금 기독교는 실제가 없는 공허한 단어로만 말해지고 있습니다. 믿음은 논리가 아닙니다. 삶이며 생명 그 자체입니다. 믿음은 늘 구체적인 삶의 용솟음입니다. 손양원과 서서평이라는 믿음의 원본을 다시 갖게 된 것을 감사합시다. 한국교회는 이 자리로 돌아와야 합니다. 출발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
7월 5일까지 상영하며 20명 이상 단체는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문의 (714)252-6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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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원 종교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