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제는 필수가전 소비자 마음도 잡았다

2017-06-21 (수) 이해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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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제의 상품-LG 스타일러

▶ 고객의견 적극 반영 업그레이드 제품 출시

■ 고객 인사이트 반영

LG 스타일러가 갈수록 소비자의 마음 속에 파고드는 것은 철저한 시장조사를 통해 얻은 고객 인사이트를 제품 업그레이드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디자인학과 교수, 기존 제품 사용 고객, 잠재 고객 등으로부터 제품 크기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이를 바탕으로 드레스룸, 거실, 안방 등 어느 공간에도 설치할 수 있게 제품 부피를 기존 대비 30% 이상 줄였다. 또, 바지 칼주름 관리기, 고급 의류 스타일링 코스 등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 편의성을 강화했다.


업그레이드 된 신형 스타일러는 구형보다 크기를 줄여 작은 방에도 들어갈 수 있게 했고, 옷에 묻은 먼지 제거 등 항균탈취 기능도 개선됐다.

LG전자가 트롬 슬림 스타일러를 구입한 고객을 대상으로 구입 동기를 조사한 결과, 살균, 바지 칼주름 유지, 먼지 제거, 옷에 밴 냄새 제거, 생활 주름 완화, 등으로 나타났다.

이제는 필수가전 소비자 마음도 잡았다

lg

이런 소비자 니즈를 바탕으로 LG전자는 슬림 스타일러의 기능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지난 해 말 출시한 제품(S3BER)은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코스를 자주 사용하는 점을 반영해 이 코스를 선택할 수 있는 버튼을 제품 외관에 추가했다.

또 정장 바지의 칼주름을 유지하고 구김을 제거하는 바지 칼주름 관리기의 편의성도 높였다. 바지 칼주름 관리기를 아래쪽으로 25mm 더 늘려 긴 바지도 거뜬하게 관리할 수 있다. 사용자는 신제품 하단에 추가된 바지 고정 클립을 사용해 관리기에 정장 바지를 간편하게 밀착시킬 수 있다.

또 LG전자는 30~40대 주부들을 중심으로 구매 고객층을 확보했다. 이들은 정장, 니트, 모피 등 고급 의류를 간편하게 관리하고 드라이클리닝, 다림질을 자주 하지 않아도 돼 스타일러를 선택했다. 최근에는 스타일과 위생을 중시하는20대까지 실구매 연령층이 확대되고 있다.

LG전자가 스타일러를 기존 ‘고급 가전’에서 ‘필수 가전’으로 다시 포지셔닝한 것도 성공의 한 요인이다.


당초 2011년 트롬 스타일러를 첫 출시할 때, LG전자는 스타일러가 고급 의류 관리기이며 타깃 고객도 고소득층이 돼야 한다고 마케팅 방향을 정해놓은 상태였다.

그러나 국내 경영학자들로 구성된 외부 마케팅 자문단은 스타일러 콘셉트를 생활 필수 가전으로 내세워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LG전자는 고심 끝에 외부 자문단 의견을 반영하기로 결정하고 그 컨셉을 2015년 초에 출시된 신형 스타일러에 적용했다.

1세대 스타일러가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강조돼 대중적 인기를 끌지 못한 반면, 2세대 슬림 스타일러는 냉장고 같은 필수 가전이라는 마케팅을 펼쳤다.

오프라인 뿐 아니라 홈샤핑 등의 유통채널을 통해 ‘필수 가전’임을 홍보했다. 2015년 11월 한 홈샤핑 채널에선 1시간 동안 총 주문금액은 43억원에 달했다. 이후 홈샤핑 판매에서도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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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스타일러 이렇게 탄생했다

2006년 어느 저녁, LG전자 가전제품 연구소에서는 엔지니어들과 제품 기획자들이 모여 앉아 LG 전자를 대표할 차기 혁신 제품을 두고 열띤 토론 중이다.

아직까지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제품이지만 곧 냉장고나 세탁기처럼 우리 일상에 빠져서는 안 될 필수가전으로 자리매김 할 것임을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열띤 토론의 장에 어떤 설계도나 디자인, 전략도 없다. 대신, 그들은 삼겹살과 생선을 굽고, 담배를 피우며, 회식을 방불케 하는 모습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깔끔한 양복을 일부러 온갖 냄새에 노출 시키고 있다. 복도를 지나던 다른 부서 직원들도 코를 킁킁대며 안을 두리번 거리기도 하는 이례적인 상황이지만, 리서치 팀은 LG 전자의 다음 성공을 굽고 있는 중이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것인가? 궁금증을 풀기위해서 우리는 먼저 지난 2001년 조성진 현 LG 전자 CEO의 출장을 따라가 보아야 한다. 호텔방에 체크인 후 조성진 CEO는 일정에 쫓기는 잦은 출장으로 인해 늘 해오듯이 가방에서 짓눌린 셔츠와 양복 등에 생긴 구김을 펴기위해 아내가 일러준대로, 샤워를 하는 동안 욕실 안에 걸어두어, 수증기로 다림질 효과를 내려했다.

그 때 였다. 조 사장의 머리에 스파크가 일었다.

이런 수증기의 힘을 이용해 옷을 깨끗이 관리 하고, 냄새를 줄일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는 즉시 고급 의류를 위한 세탁기 사용등에 대한 소비자 조사를 거치고, 이미 시장에서 사랑받고 있던 LG 냉장고 디자인을 모티브로 제품 개발을 착수 했다. 이것이 결국 세상에 없던 가전 제품 ‘신 개념 의류 관리기’ LG 스타일러 탄생의 시작이었다.

LG 스타일러는 2011년 5년간의 개발 투자 및 수 천벌의 옷으로 테스트를 거친 이후, 드디어 대중에 공개된 것이다.

<이해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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