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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혼밥, 외식 또다른 변화

2017-06-20 (화) 김규래 커네티컷 브릿지포트대학 경영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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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대학교 졸업식장에서 명예박사학위를 주면서, 몇 년전에 학위를 수여한 샌드위치 프랜차이즈 서브웨이의 창업자 프레드 디루카를 떠올렸다. 때마침 서브웨이가 창립 50년만에 처음으로 레스토랑 숫자를 줄였다는 소식이 들렸기 때문이다. 전세계 100여개 국에 4만여개의 레스토랑으로 프랜차이즈 업계의 왕자 맥도날드보다도 많은 레스토랑를 갖고 있는 서브웨이인데 말이다.

서브웨이 창업자 디루카는 필자가 가르치는 교실에서 수업을 듣던 졸업생이기도 하다. 한 모임에서 필자가 가르치는 투자론과 관련있는 최고의 투자자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필자로서는 가벼운 마음으로 질문하면서 당연히 투자의 귀재라는 워랜 버펫이라고 답을 할 줄 알았는데, 의외에도 그는 피터 벅 이라는 생소한 사람이라고 답을 하길래 누구이며 무슨 이유냐고 했더니, 피터 벅은 자기의 친구라고 대답했다. 그 친구는 디루카가 등록금이 없어 대학을 중퇴하려는 자기에게 1000달러를 주며 등록금을 마련할 수 있는 사업을 해보라하여 지금의 서브웨이를 있게 한 친구로, 성공하여 친구의 1000달러에 대해 1조 달러 이상을 돌려 줬으니 그보다 더 큰 수익이 있겠느냐는 것이었다.


친구인 서브웨이 창업자 디루카의 재능을 알아보고 투자를 한 것이니 최고의 투자자란다. 이렇듯 좋은 친구에게 투자를 하여 많은 수익을 올린 경우로는 마이크로 소프트 빌 게이츠의 고등학교 시절 친구 폴 알렌, 대학 시절 친구 스티브 발머등은 친구에게 투자(?)를 잘하여 미국 100대 부자에 든 케이스들이다. 그래서 필자는 투자론 시간에 돈을 잘 투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렇듯 좋은 친구를 알아보는 것도 중요하니 친구관계를 잘 하는 것도 큰 투자라고 말하고 한다.

다시 서브웨이 레스토랑으로 돌아가서 서브웨이 숫자가 감소한 것은 경영을 잘 못했다기보다는 현재 미국의 트렌드 인 것 같다. 미국의 실업률이 최저치인 4.3%를 기록하고 주식시장은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우고 있는데도 미국인들이 식당에서 식사하는 비율은 2003년도의 22%에서 지금은 19%로 내려왔고, 집에서 식사하는 사람들은 61%에서 64%로 올랐다는 통계이다.

경제는 나아지는데 사람들은 왜 외식을 덜 할까? 한 이유는 지난 10년 동안 식당의 외식값이 27% 오른데 반하여 집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 음식재료 값은 그 것의 절반밖에 오르지 않았으니 집밥이 상대적으로 싸진 것도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요사이 한국에서도 유행하는 혼밥족들이 늘어나면서 친구나 가족과 외식을 하는 대신에 집에서 인터넷이나 게임을 즐기면서 혼자서 식사하는 사람들이 늘어 난 것일 것이다. 이런 와중에도 파네라 브레드라는 식당은 매출이 늘고 있는데 그것은 스마트폰 앱등을 이용한 주문을 받고 또한 딜리버리 시스템을 적극 활용한 덕분이란다.

여기에 발 맞추듯 소매업의 강자 월마트는 아마존과의 경쟁을 극복하기위해 직원들이 퇴근할 때 손님들의 주문을 배달해주는 정책을 고려한다고 하니 이제 점점 딜리버리 문화가 발달하고 소매업 성공의 새 요소가 될 듯하다. 거기에 수년내로 드론이 활성화되면 발 빠른 기업들은 드론을 이용한 배달을 할 것이다. 얼마전 맨하탄을 지나는데 커다란 박람회가 있다하여 가보니 드론 전시장인데 겉에는 DJI 라고 크게 쓰여 있었다. 같이 간 손님이 무슨 뜻인지 의아해 하는데 DJI는 전세계 상업용 드론의 80% 가까이를 독점하는 회사의 이름이다. 안타까운 점은 스마트폰, 티비, 세탁기 등 전자제품의 세계최강이라는 대한민국의 삼성이나 엘지의 자회사가 아니라 DJI는 중국회사인데 앞으로 전세계 드론 시장 최강의 회사가 될 것 같다.

이러한 새로운 변화는 주택시장에도 나타나는데 70% 였던 자기집 소유 비율이 렌트증가로 63%까지 내려가더니 이제는 조금씩 오른다는 소식이다. 특이한 점은 흐름을 읽는 건축업자들이 새로 짓는 주택들이 도심에서 20마일 이상 떨어진 교외에는 전보다 절반 이상 줄어든 반면 도심에서 5마일 이내 가까운 곳은 전보다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도 혼밥과 배달을 즐기는 젊은층들이 교외 보다는 좀 더 도시 생활을 선호하는 결과 일 것이다. 이렇듯 좀 더 도심에 모여 산다면 그 만큼 출퇴근 거리들이 짧아 질것이고 그것은 인구가 늘어나고, 경제가 좋아지고 더 많은 사람들이 기름을 더 사용하는 SUV 자동차를 사는데도 미국 개솔린 사용량이 줄었다는 이유를 조금은 설명해 줄 것이다.

아마도 이제는 한인들이 많이 하는 세탁소의 세탁물도 드론으로 접수하고 드론으로 배달하는 것도 가능해 질 것이다. 이렇듯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변화의 시대에 도시화, 배달 문화 등의 키워드에 빨리 적응하는 것이 비즈니스의 성공 요인이고 그러한 회사에 투자하는 것이 투자에 성공하는 길일 것이다.

<김규래 커네티컷 브릿지포트대학 경영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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