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뉴욕시 ‘팝업 스토어’ 눈에 띄게 늘어

2017-06-03 (토) 뉴욕타임스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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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렌트 싸고 비어있는 것 보다는 나아 ‘윈윈’

뉴욕시 ‘팝업 스토어’ 눈에 띄게 늘어

맨하탄 소호에 있는 시계 전문점 다니엘 웰링턴. 이곳은 팝업 스토어로 시작했으나 고객들로부터 반응이 좋아 최근 6년 리스 계약을 랜드로드와 체결했다.

랜드로드와 단기 계약을 맺고 임시로 매장을 운영하는 일명 ‘팝업 스토어’(pop-up stores)가 뉴욕에서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일반적으로 10년 계약에 익숙해져 있는 랜드로드들은 단기 계약을 선호하지 않지만 뉴욕시의 상가 임대가 저조하고 공실률이 높아지면서 팝업 스토어 주인들과 계약을 맺고 있다.

상가의 테넌트 입장에서는 비교적 낮은 렌트비에 리스크가 낮아서 좋고 랜드로드 입장에서는 공간이 비어있는 것 보다 났기 때문에 팝업 스토어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는 온라인 샤핑 비중이 증가하면서 상당수 리테일 상점들이 렌트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문을 닫고 있기 때문이다.


팝업 의류가게인 ‘Vintage Twin'의 사만타 엘리아스 대표는 “맨하탄 상가 랜드로드들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며 “랜드로드와 팝업 스토어 리스를 놓고 흥정할 때 ‘작은 액수라도 렌트를 받는 것이 없는 것 보다 났지 않느냐’라고 강조한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핼로윈이나 크리스마스 등 특수 시즌에만 영업하고 사라지는 가게가 종종 있었지만 요즘에는 계절에 상관없이 수주에서 수개월동안 ‘반짝 영업’하고 문을 닫거나 다른 곳으로 옮기는 업소들이 늘고 있다.

상업 부동산 전문 회사인 RKF의 케렌 벨란토니 부회장은 “지난 1년간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댈러스 등 대도시에서 팝업 스토어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계 회사인 ‘다니엘 웰링턴’의 경우, 블루밍데일을 비롯한 백화점 내에 입점하는 방식으로 비즈니스를 해오다가 2015년 11월 맨하탄 이스트빌리지에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그 후 1년 뒤 소호에 2개월간 또 다른 팝업 스토어를 열며 성공을 거뒀다. 이 회사의 올라 멜린 대변인은 “보스턴과 마이애미, 호놀룰루에도 팝업 스토어를 오픈했다”고 전했다.

팝업 스토어는 장기 계약을 맺는 업소들에 비해 렌트비가 상당히 낮은 편이다.
팝업 스토어가 많은 소호의 경우, 일반 가게의 월 렌트비가 무려 15만달러까지 달할 수 있지만 팝업 스토어의 경우, 낮게는 월 2만5,000달러에 공간을 임대할 수 있다. 물론 팝업 스토어는 계약 기간에 적용되는 렌트비 전액을 미리 지불해야 되고 장기 테넌트가 나타나면 수일내에 공간을 비워줘야 된다.

한 랜드로드는 “랜드로드 입장에서 상가 공간을 계속 비워둘 수만은 없다”며 “지역 상가의 침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상점들의 입주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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