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전쟁터’ 레바논, 사망자 700명 육박
2026-03-14 (토) 12:00:00
박지영 기자
▶ 이스라엘,베이루트등 파상 공격
▶ 이란편 참전 헤즈볼라 궤멸 목표
미국·이란 전쟁에 휘말린 레바논에서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레바논 내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대립하는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와 수도 베이루트를 무차별 폭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망자 수가 700명에 육박해 이란 다음으로 가장 많다.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민간인 살상이 국제법 위반이라며 규탄했다.
12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레바논 당국은 이날 기준 민간인 사망자가 687명이라고 밝혔다. 이 중 98명은 어린이, 15명은 구조대원이다. 레바논 인구(580만 명)의 약 13.7%인 80만 명이 집을 떠나 피란길에 올랐다.
레바논의 인명피해는 이란(1,348명 사망) 다음으로 심각하다. 전쟁 당사국인 이스라엘 사망자는 최소 13명, 미국 사망자는 7명이다. 이스라엘은 사망자 중 11명이 민간인이고, 미국 사망자는 모두 군인이다. 전쟁 당사국보다 레바논에서 훨씬 많은 사람이 죽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레바논의 인명피해가 유독 심각한 건 헤즈볼라 때문이다. 헤즈볼라는 대표적인 친이란 세력이자 이스라엘의 앙숙이다. 이번 전쟁이 시작되자 이스라엘과의 휴전을 깨고 이란 편에 참전했다.
이스라엘 역시 눈엣가시였던 헤즈볼라를 이번에야말로 완전히 궤멸시키겠다며 레바논 남부를 대거 폭격했다. 레바논이 제2의 전선이 된 것이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레바논 정부가 헤즈볼라를 통제하지 못하면 이스라엘이 레바논 영토 일부를 점령할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자국 피해가 커지자 레바논 정부는 헤즈볼라에 무장해제를 촉구했다. 하지만 헤즈볼라는 이날 처음으로 이란과 합동 작전으로 이스라엘을 공습하는 등 공격을 멈출 생각이 없다. 지원세력인 이란이 무력화되면 헤즈볼라의 존립도 위태롭다는 계산이다. 2024년 이스라엘이 원격으로 무선호출기(삐삐)를 폭발시켜 헤즈볼라 간부들이 대거 사망한 복수를 해야 한다는 인식도 크다.
이스라엘도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레바논 주민들에 대한 대피 권고 지역도 자흐라니강 이남 지역으로 확대했다. 기존 대피 권고 지역에 비해 작전 범위가 수십㎞ 확대된 셈이다.
이스라엘의 무차별적인 레바논 공격을 규탄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유엔 인권 전문가들은 이날 성명에서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은 침략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며 “특히 레바논 남부 주민들에게 집을 떠나라는 명령은 명백히 불법이며 전쟁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란의 공격을 받고 있는 카타르마저 같은 날 “이스라엘의 레바논 남부 공격은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레바논에 대한 반복적인 공격을 멈추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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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