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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 칼럼] “그럼 666 이 뭐예요?”

2017-05-11 (목) 김문철 목사/천성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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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교회 구역예배에서는 요한계시록을 공부 한다. 성도들이 요한계시록은 암호와 같아서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맞다. 요한계시록에는 수 많은 종류의 상징들과 숫자들이 등장한다. 666 도 그 중에 하나다.

그런 상징의 어려움을 이용해서 순진한 성도들을 미혹하는 수 많은 이단들이 발생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요한계시록의 문화적 역사적 배경을 조금만 관심을 갖고 연구하면 이단적 공격에 그리 당황하지 않아도 된다. 지난 주 성도님 중에 한 분이 “목사님 그러면 도데체 666이 정확히 뭐예요?” 라고 물으신다.

사람들이 666 을 온갖 종류와 연결시켜 말하는 데 헷갈리신다는 이유다. 예를 들면 “동성애를 상징하는 6가지 무지개 깃발이 666이라는 데 맞나요?” 그 외에도 바코드 (가격 등 상품의 정보가 들어 있는 암호), EU(유럽연합), 베리칩 (신원 및 신체정보를 알기 위해 몸에 넣는 작은 칩), 그리고 게놈 프로젝트(유전정보 해독) 가 666이라고 하는 데 정말 사실인가를 묻는다.


사실 무엇이든 불확실하면 의심이 생기고 의심은 불안과 혼돈을 부르기 마련이다. 요한계시록의 상징은 2000년의 역사적 간격이 있는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어렵지만 요한이 살던 당시 상황 속으로 들어가 보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666도 마찬가지다. 요한이 살던 고대 시대에는 암호나 문신과 같은 것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유행했다. 그것을 게마트리아(Gematria) 라고 한다. 예를 들면 넝쿨입사귀(Ivy)를 몸에 문신할 경우 그것은 디오니소스 신을 숭배하는 것을 의미했다. X 는 헬라어 그리스도(Xristos) 의 첫 문자로 그리스도인을 의미했다.

게마트리아에서 가장 흔한 것은 알파벳을 숫자로 대치해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히브리어 각 알파벳에는 고유의 숫자가 부여되어 있다. 1 단위의 1-9 에 해당되는 알파벳, 10 단위의 10-90, 그리고 100단위의 100-900 에 해당되는 알파벳이 있다. 따라서 이름 속의 알파벳 수가를 더하면 이름을 의미하는 숫자가 나온다. 그 당시 숫자를 사람으로 이해하는 게마트리아는 오늘날로 말하면 “내가 쏠께” 와 같은 정도의 문화적 뉘앙스와도 같은 것이었다.

누구든 숫자를 말하면 “아 그것은 누구야” 라고 이해를 했다. 따라서 로마시대에 살았던 사람이라면 666을 로마 황제 네로로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황제 네로 시저 (Nero Caesa) 의 헬라어 이름은 네론 케사르 (Νέρων Καῖσαρ) 다. 이 헬라어 이름을 히브리어로 음역한 알파벳 (כסר נרון, 네론 케사르) 7개에 해당되는 숫자를 모두 더하면 666 이 된다. (레쉬: 200, 싸멕: 60, 코프: 100, 눈: 50, 바브: 6, 레쉬: 200, 눈: 50, = 666). 폼베이에서 발견된 한 벽에 그려진 낙서 (나는 숫자가 545 인 그녀를 사랑한다) 는 당시 유행했던 게마트리아를 잘 반영한다.

따라서 666(짐승의 표) 을 받는다는 의미는 그 당시 네로 황제를 섬긴다는 의미다. 네로는 기독교 핍박자였다. 따라서 네로를 상징하는 표(666)를 이마 (자기의사를 가장 확실하게 일리는 신체부분) 에 받는다는 의미는 “나는 분명히 네로의 소유로서 네로를 예배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당시 그리스도를 안 믿거나 기독교 신앙을 버린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따라서 666 을 베리칩이나 게놈프로젝트등 과학적 연구물들과 연결시키는 것은 맞지 않다. 나아가 666 을 오늘날 새롭게 나타나는 어떤 현상이나 사건에 무조건적으로 연결시키는 일도 조심할 일이다.

기독교 신앙은 수 많은 의심과 질문을 통해서 더욱 깊어진다. 의심은 불신이 아니라 믿음을 다져가는 과정이다. 따라서 의심을 동반한 믿음은 건강한 것이지 나쁜 것이 아니다. “목사님 그럼 도데체 666이 뭐예요?” 라는 질문에는 내 믿음을 분명한 진리 속에 세우겠다는 갈망이 담겨있다.

사방에서 모호하고 불확실한 해석으로 순진한 신자들을 유혹할 때 “그게 사실인가?” 라고 한번쯤 반문 하는 것은 건강한 신앙을 위해 도움이 된다. 부디 건강한 질문으로 건강한 신앙으로 나아가길 소망한다. "베뢰아 사람은 ... 날마다 성경을 상고 (깊이 사색) 함으로..." (행 17:11)

<김문철 목사/천성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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