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치아 평생의 동반자

2017-04-22 (토) 서지선/치과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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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건강’, ‘잇몸건강’. 젊은 사람들은 그게 뭐 대수인가 싶겠지만 30대 이상의 사람들에게는 이단어가 굉장히 큰 무게로 다가온다. 특히 치아가 아파서 제대로 씹지 못한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 더욱 그러하다.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식도락’이 우리의 삶을 얼마나 윤택하게 하며, 그렇게 섭취된 영양분들이 우리의 몸을 얼마나 건강하게 하는가?

치과에서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가장 안타까울 때는 치료가 완료될 때까지 먹는 즐거움을 포기하는 모습을 볼 때이다. 오로지 ‘생존’을 위해 길게는 몇 달 동안 부드러운 음식만을 먹고 나면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수 있는’ 행복에 대해서 절대로 잊지 못하게 된다.

그런데 치아의 중요성에 대해서 공감하는 것과는 별개로, 많은 사람들이 치아의 관리에 대해서는 무지한 편이다. 단지 ‘양치질’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물론 매일의 양치질이 치아관리의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관리법인 것은 맞지만, 그 외에도 치아에 해로운 행동들을 의식적으로 피하는 것이 건강한 치아를 위한 길일 것이다.


1) 치아에 무리한 힘이 가해지는 것을 피하라.
: 치아는 매우 단단한 조직이지만, 평생에 걸쳐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무리한 힘을 반복적으로 가하면 수명이 줄어들게 된다. 견과류나 얼음 같은 단단한 음식 혹은 질긴 음식을 너무 많이, 자주 씹는 습관은 치아에 좋지 않다. 손톱이나 볼펜 등을 깨무는 습관도 같은 이유로 피해야 한다.

2) 산성이 강한 음료는 마시고 30분이 지난 후에 양치질을 하라.
: 탄산음료, 식초가 많이 들어간 음료나 음식 이온음료 등의 산성이 강한 음식들은 먹고 난 직후에 양치질을 하는 것보다 30분 후에 양치질을 하는 것이 좋은데, 이는 음식에 들어있는 산이 치아를 일시적으로 약하게 만들기 때문에 바로 양치질을 하면 치아가 마모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대신 이런 음식을 먹고 난 직후에는 물로 입안을 한 번 헹궈주는 것이 좋다.

3) 한쪽으로만 저작하는 것은 치아에 치명적이다.
: 편측 저작의 습관을 가진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다. 단지 자신이 인식하지 못할 뿐이다. 그러나 이러한 편측 저작은 치아와 주변 근육들의 전체적인 밸런스를 망가뜨릴 뿐 아니라, 혹사된 치아의 수명은 몇 배나 빨리 줄어든다. 간혹 끔찍한 편두통을 유발하기도 한다.

4) 평상시 치아의 위치, “M”.
: “엠” 발음을 해보자. 위아래 입술은 다물어지고, 위아래 치아는 적당한 간격을 두고 떨어져있다. 이것이 평상시 올바른 치아의 위치이다. 우리가 밤에 잠을 자는 것처럼 치아도 일을 하지 않을 때는 충분히 쉬어야만 한다. 그런데 위아래 치아가 맞닿아 있으면 턱근육이 자동적으로 수축하여 치아에 압력을 가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치아는 하루에 24시간을 일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관리법들은 큰 비용이나 많은 시간을 요구하지 않는다. 단지 매일의 작은 관심과 노력이면 충분하다. 그러나 모두가 알고 있듯이, 소를 잃기 전에 외양간을 고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치아는 우리에게 큰 유익과 즐거움을 선사하는 평생의 동반자이다. 치아를 더 오래, 건강하게 사용하기 위해서 오늘부터라도 조금씩 노력해보면 어떨까?

<서지선/치과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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