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복음전파 26년 전의 첫 소명 회복”

2017-04-18 (화) 유정원 종교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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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주복음방송 이영선 신임사장 취임 “소통으로 난국 극복”밝혀

“복음전파 26년 전의 첫 소명 회복”

미주복음방송 이영선 신임 사장(가운데 앉은이) 취임예배에서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미주복음방송 신임 사장과 이사장 취임 감사예배가 지난 16일 은혜한인교회에서 열렸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며 새로운 생명의 능력을 소망하는 이날 취임예배에 담겨진 의미와 책임이 한층 진지할 수밖에 없었다. 미주복음방송 이사회는 최근 밀알선교단 미주총단장 이영선 목사를 새로운 사장으로 선임하고 이사장에는 은혜한인교회 담임 한기홍 목사를 세웠다. 미주복음방송은 광고 수익 없이 순수한 헌금으로만 운영되고 있다. 상업적 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하나님의 공급에만 의지하며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다. 쉽지 않은 원칙을 지켜 나가기 위해 모든 직원은 나름 헌신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만성적인 재정난과 열악한 근무 환경 그리고 이에 따른 프로그램의 질적 개선 문제는 복음방송이 안고 있는 고질적인 과제다. 게다가 전임 사장의 스캔들과 회사의 내부적인 긴장, 사기 저하는 지난 몇 개월 사이 많은 교인들의 안타까움과 우려를 불러 모았다.

신임 사장 이영선 목사는 장애인 선교단체인 밀알선교단을 이끌면서 사역 및 경영 여러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위기에 봉착한 복음방송을 부활시킬 적임자라는 평가도 받는다. 하지만 정작 본인으로서는 부담감도 만만치 않다.


“감사하지요. 많이 부족한 사람인데요. 하지만 제가 갖고 있는 것보다 밀알사역의 성공이 과분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모두 하나님께서 채워주신 것이데요. 집안 살림을 36년 동안 도맡아 온 아내의 덕분이고요.”취임예배는 부활주일에 가졌지만 이 목사는 벌써 2주째 출근하며 업무를 챙기고 있다. 이 목사는 “내세울 만한 큰 비전이나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상황 파악과 내부 결속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26년 전 복음방송이 시작하면서 하나님 앞에서 품은 첫 소명을 회복하고 단단하게 다지는 일이 중요합니다. 사역과 방송을 동시에 이뤄내는 특수한 여건 속에서 세상적인 방법만으로는 여러 가지 문제가 해결이 불가능하죠. 지난 26년간 하나님의 인도 하에 복음방송이 걸어온 길을 유지하는 것도 소중합니다.”이 사장은 회사에 들어와 보니 복음방송 직원들의 신앙이 잘 정돈돼 있고 소명감도 뚜렷하다면서 한 마음으로 나아가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작은 정성을 모아 주는 선교회원과 청취자의 신뢰를 되살리는데 먼저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제 회사 안으로 들어 왔으니 ‘안 사람’으로서 직원들과 공통 과제를 안고 가야 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또 “그럴듯한 포부나 계획을 제시하지 못해 미안하지만, 정체성과 소명을 파악하고 차질 없이 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정과 소통을 정착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고 프로그램도 가을 개편에나 조정할 계획이라고 이 목사는 밝혔다. “18년 전에 밀알사역을 시작할 당시 디모데후서 2장 7절과 8절 말씀을 받았습니다. 하나님의 능력에 의지하는 믿음과 사랑, 절제하는 마음이 사역자의 자세라고 믿습니다. 당연하게 여겨왔는데 새 책임을 지고 나니 무게감이 새롭게 다가오더군요. 지금까지 그러셨듯이 앞으로도 하나님께서 동행해 주실 것입니다.”

<유정원 종교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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