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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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와 전령들 ‘(MOM) 땅 끝까지 그리스도의 복음 전한다] 쿠바(3)

2017-04-13 (목) 폴 손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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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바서 결혼 사역, 카리브해에 큰 열풍 불러일으켜

▶ 나의 재주가 하나님 영광위해 쓰인다는 것에 기쁨 느껴

[‘자비와 전령들 ‘(MOM) 땅 끝까지 그리스도의 복음 전한다] 쿠바(3)

바라데로 해변의 무지개

호텔이나 은행 직원은 공무원... 미국등 외부세계에 높은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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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 목사님은 사진을 좋아하시는 분인지,매 순간 사진을 찍으시란다.부부가 나와 사랑의 고백을 하는 장면은 물론이려니와,결혼 서약서에 서명하는 장면까지 손짓으로 다 찍게 만드시는 걸 보니 얼마나 교인들을 사랑하시는지 짐작이 갔다.결혼 서약서에 서명하는 장면들을 보며 놀랐던 사실은 이들의 필체가 모두 세련되어 있었다.높은 교육열로 인해 쿠바 국민으로서 긍지가 대단했다.한국의 과외 수업 등으로 인해 어떻게든 경쟁에서 이기려는 생각과는 맥을 달리한다.


MOM의 계획으로는 결혼식이 끝난 당일 숙소로 돌아와 사진을 프린트해서 그 다음날 돌려주려 했으나 이것은 희망 사항일 뿐이었다. 과로로 인해 잠자리에 들어눕기가 바빴다.미국에서 MOM이 준비해간 프린터는 조그만 모니터가 있었지만 여러명이 찍었던 사진을 골라서 프린트 한다는 자체가 무리였다.쿠바로 우편물도 잘 전달하기가 어려운 마당에 언제 이 사진들을 본인들에게 전해줄 수있을까 고민하시던 김홍길 장로님은 사진을 밤을 새며 한장이라도 더 프린트 하셨다.그래도,역부족이었다.

셋째 날은 주일이었다.이 날의 결혼식은 낮 시간이라 모두들 준비하기에 바빴다.교회에 도착하니 조그만 건물 안에는 11명의 신부들이 웨딩 드레스를 입고 땀에 범벅이되어 있었다.교회당 안에는 선풍기가 바람을 일으키며 분주하게 이리저리 왔다갔다 했었지만 이들의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쿠바에서의 결혼 사역은 카리브 해의 가장 큰 섬 나라 쿠바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었다.

[‘자비와 전령들 ‘(MOM) 땅 끝까지 그리스도의 복음 전한다] 쿠바(3)

사랑을 재확인, 셋째 날



사흘 째라 이젠 스페니쉬를 못해도 의사 소통을 어지간히 소화할 수 있었다.한 젊은 청년이 영어로 미국에 대해 묻는다.미국에서는 봉급을 많이 주느냐?미국 생활은 쿠바보다 나은가?등등 외부 세계를 알고 싶어 관심을 표했다.

결혼식을 치르는 11 쌍의 부부외에 일부 하객들이 들어오니 열기는 대단했다.식장 안에는 이미 만원이라 카메라 들고 오갈 형편도 못되었다.그래서 맨 앞자리에 앉아서 사진을 찍고,다른 분들은 각자 있는 곳에서 사진을 찍도록 했었다.그러니 안팎으로 사진 작가들이 포진을 하고있었다.

사실,제3세계를 사진 촬영하러 다니면,현지 주민들이 가장 좋은 사진 소재가 된다.특히 어린이들의 표정이 카메라를 든 사람으로 하여금 샷터를 누르려는 충동을 일으킨다.이곳 쿠바도 예외가 아니었다.또한,노인들의 얼굴 표정을 통해서도 한 평생 살아온 자신들의 애환이 응축되어 있음을 발견한다.

우리들은 어떤 인생을 살았고,하나님을 믿는다면서, 교회 안에서 분란을 일으키며,불평과 불만의 표정으로 매일매일 살지나 않았는지 돌아봐야한다.사진을 찍어보면 얼굴에 진 주름이 나의 인생을 어떻게 대변하고 있는지 알 수있다.하객 중에는 치아가 두개만 남아있는 할아버지가 있었다.


그 치아를 사진 찍으려고 여러번 웃기는 동작을 시도했는데,드디어 미소를 짓는 그의 표정에서 악의를 품고 살아온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볼 수있었다. 한 가지 놀랐던 일은 모두 셀 폰을 사용하고 있었다는 것이다.서로 데이타를 주고받는 기능이 있는 전화인지는 모르겠으나,전화기로 사진 찍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으니,북한의 평양에서도 바깥 세상과 통화할 수있다는 것에 대해 수긍이 간다.

땀에 범벅이 되어 새양쥐처럼 된 나의 모습을 참석하신 한 쿠바 목사님이 사진을 찍으셨다.땀으로 샤워를 할 정도였으나,그래도 나의 재주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쓰이고 있다는 기쁨으로 견딜만 했었다.

[‘자비와 전령들 ‘(MOM) 땅 끝까지 그리스도의 복음 전한다] 쿠바(3)

표정으로 읽는 삶의 기록, 셋째 날



마지막 날 결혼식은 월요일 저녁이 되었다.첫 날의 예배당으로 정해져,에어컨이 있으니 그나마 위로가 되었다.이날은 일곱 쌍의 결혼식이다.이층에서는 신부들이 화장하기에 바빴다.사정이 있어 늦게 도착한 한 신부는 남은 웨딩 드레스 중에서 마음에 드는 한벌을 골랐으나,몸이 들어가질 않는다.당황한 이 신부를 위해 화장을 돕던 일행들이 바느질 된 실을 떼어내니 지퍼가 그 녀의 몸을 따라 올라간다.나중에그 부부의 사진을 보니 행복 그 자체였다.

결혼식 후,미리 준비해 간 검은 벨벳을 이 흑인 부부들 뒷 배경으로 해서 플래쉬를 떠뜨리니 뒷 그림자없이 깨끗한 그들의 결혼 사진이 되었다.직업이 무엇인지 모르겠으나 상당히 인텔리로 보였다.

결혼식이 다 끝났을 무렵엔 귀국하는 짐 싸기에 바빴다.미국적의 아메리칸 항공은 쿠바의 수도 하바나가 아닌 지방 도시들과 마이애미 사이에 취항하고 있었다.이제는 다른 항공사도 여러 노선에 취항하고 있는 줄 안다.시카고 팀과 캘리포니아 팀은 하바나에서 차로 두시간 정도 떨어진 바라데로라는 휴양지를 통해서 출입국하기로 되었었다.

이곳에서 하루 묵고 다음날 아침 비행기로 출발할 예정이었다.호텔 옆으로는 해변이었고, 하와이 보다도 더 아늑하고 깨끗한 곳이었다.하지만, 호텔 안에서 바퀴벌레를 보고 놀란 팀원들도 있었다.출발 예정일 아침에 일어나 공항에 도착하니,태풍 매튜로 인해서 마이아미 공항이폐쇄되었다고 했다.이틀 뒤에 다시 개항한다고 했다.일행이 모두 호텔로 다시 왔으나,크레딧 카드도 안받고 현찰로만 숙박비를 지불하란다.

미국에서 출발하기 전에 배운대로 달러 대신에 유로화를 가지고 갔었다.그 이유는 달러의 경우,추가적인 10% 환전 수수료를 뗀다는 것이었다.가지고 있던 유로화를 다 합치니,팀원 전체의 이틀 간 숙식을 해결하기에 충분했었다.한가지 특기할 것은 호텔이든 은행이든 직원 모두가 공무원이라는 것이다.그러므로 미국식 친절은 기대할 수없다.

인생사가 자신의 뜻대로 안될 때,화를 낸다고 해결이 되지 않는다.오히려 자아 계발을 위한 수양의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기도하며 참고 기다리는 것이 단기 선교에 참석하는 모든 사람이 배워야 할 첫걸음이라 믿는다.하나님의 일을 하러 간 사람이 나의 성질대로 하려는 것은 나의 일을 하러 간 것이 아니겠는가?이틀 뒤,비행기는 예정대로 쿠바 상공을 떠났고 팀원들 모두 추억어린 이 단기 선교를 가슴에 간직하고, 곧 있을 코스타리카 단기 선교 일정을 짜고 있었다. 한 달 뒤,우연히 쿠바로 선교가시는 분이 계시다는 소식을 듣고 사진들을 인편으로 보내기로 했었다.흔쾌히 응락하신 박태화 장로님께 감사드린다.사진을 받아들고 기뻐할 그들의 얼굴들은 그려본다.

이 결혼 사역에서 사진으로 봉사할 동역자를 찾는다.사진을 잘 찍는다는 사람들보다는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사람들로 구성하는 것이 더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일임을 알고 동역자를 구한다. 다른 분야의 사역도 열려있다.이 사역에동참을 원하는분은 MOM 전화 (630) 580-5074 로연락 바란다.

(쿠바 끝)

<폴 손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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