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 화가’ 3인전, 블럼 앤 포 갤러리서 15일부터
▶ 권영우·라쿠코 나이토·도로시아 록번…한지·닥종이·유럽 수제지 비슷한 소재
전혀 색다른 느낌의 작품들로 선보여

1980년대 스튜디오에서 한지 작업을 하고 있는 권영우 화백의 모습.
단색화 작가이자 종이의 화가로 조명받고 있는 권영우(1926~2013) 화백은 서울대 미대에 1기로 입학해 동양화를 전공했다. 전통을 중시하는 동양화단에서 1958년 초현실주의 화풍의 ‘바닷가의 환상’으로 국전에서 장관상을 수상하며 ‘이단아’로 불렸다.
1950년대까지 전통적인 동양화를 그린 그는 1962년부터 붓과 먹을 버리고 한지를 자르고 찢고 뚫고 붙이는 ‘종이의 화가’로 거듭났다. 이후 1978년부터 10여 년간 프랑스 파리에서 머물며 작품 활동을 했다.
권영우 화백의 한지 작업, 즉 손톱 혹은 일련의 도구를 반복적으로 이용하여 종이를 자르고, 찢고, 뚫고, 붙이는 행위 등을 통해 물성의 촉각적인 지점이 강조된 작품이 탄생했다. 여러 겹으로 겹쳐진 한지를 통해 권 화백은 섬세한 질감과 입체감 있는 표면으로 리드미컬한 조형성을 만들어냈다. 당시 권 화백의 ‘한지 작업’으로 탄생한 작품들에 대해 화단에서는 ‘단색화’와 별도로 ‘백색화’라고도 불렀다.
일본 동양화 작가(Nihonga)인 라쿠코 나이토(1935~)는 일본 도쿄 국립 미대 출신으로 1958년 졸업 후 뉴욕으로 옮겨와 작품 활동을 했다. 1990년대 얇고 섬세한 닥종이(Kozo)와 일본 전통 수제종이인 와시(Washi)의 텍스처와 유연성에 심취하게 되면서 접고 겹겹이 쌓고 말아 올린 작품들을 선보였다.
캔버스를 펼치거나 조작해 모양을 만든 파스칼 연작으로 유명한 후기 미니멀리즘 작가 도로시아 록번(1932~)은 이번 전시회에서 유럽의 수제지인 스트라스모어 랙 페이퍼를 소재로 한 6개의 프린트 시리즈 ‘루커스 I-VI’(1972)를 선보인다.
도로시아 록번의 대표작은 ‘이집션 페인팅’(Egyption Paintings) 시리즈가 있으며 리넨에 목탄과 유채물감을 사용해 형태들의 기학학적 배열을 즐겼다.
오프닝 리셉션은 오는 15일 오후 6~8시. 문의 (310)836-2062

라쿠코 나이토의 일본 종이 작품 ‘무제’(2014)
<
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