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산서에 자동 팁포함…서버 팁·키친 팁 등 나눠 이중부과
▶ 상향된 고정 팁 부과율 …카드 계산용 POS 결제시 청구 강요
“고객 부담 느끼거나 불쾌감 가지면 장기적 고객 잃는 결과”
#A씨는 친구와 최근 맨하탄의 한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다 기분이 상했다. 팁 액수가 이미 표기된 계산서를 받은 것. A씨는 “팁이 계산서에 포함돼 나올 것이라는 안내를 전달받지 못한데다 Tip이라는 익숙한 단어 대신 Gratuity로 표기가 돼 있어, 자세히 안봤다면 팁을 두 번 낼 뻔 했다”며 “팁은 서비스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고객이 금액을 결정해 두는 것일텐데, 이번에는 팁을 강요받는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역시 올 초 맨하탄의 인기 식당을 방문했던 한인 B씨는 계산서를 받은 후 실소를 금치 못했다. 계산서에 서버 팁(Server Tip) 아래에 캡틴 팁(Captain Tip)이라는 항목이 추가됐던 것. B씨는 “팁을 서버팁, 캡틴 팁으로 나눠 달라는 건데, 그럼 도대체 음식 값의 몇 퍼센트를 총 팁의 금액으로 내라는 거냐”며 “자주 가던 식당인데, 어이가 없어서 발길을 끊었다”고 말했다.
일부 식당들의 팁 요구가 도를 넘어서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팁을 포함시킨 계산서를 전달하면서, 팁이 이미 포함된 액수라는 말을 하지 않아 불쾌감을 유발하는 는가 하면, 팁에 서버 팁과 키친 팁 또는 서버 팁과 캡틴 팁으로 나눠 이중 부과하려는 곳도 등장, 소비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외에도 고객이 팁으로 정한 퍼센티지와 실제 팁의 액수가 틀린 채로 계산서가 발부, 이를 성토하는 글이 음식점 전문 리뷰 사이트인 ‘옐프’에도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한인 식당도 이 같은 논란에서 예외는 아니다.
맨하탄의 한 한인 식당을 방문한 고객은 최근 이곳의 영수증 두 장의 사진을 옐프에 올리며, 별 한 개를 남겼다. 만점은 별 다섯 개다. 4명이 먹은 식사 값이 약 80달러인데 계산서에 20%의 팁이 자동으로 포함돼 나온 것.
게다가 팁의 액수도 실제보다 많이 청구됐다. 해당 고객은 “계산서에는 20% 라고 씌여 있으니, 세금 전으로 계산하면 팁 액수가 15달러58센트가 나와야 하고 세금 후로 계산하면 16달러96센트가 나와야 하는데 실제 금액은 19달러57센트였다”며 “계산을 해보니 실제로 부과된 팁의 액수가 25%였다. 꼭 확실하게 계산서를 체크하라”는 글을 남겼다.
최근 대중화된 카드 계산용 POS 태블릿도 과도한 팁을 부과시키려 한다는 혐의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한인 B씨는 최근 커피를 주문했다가 카드 계산용 POS 태블릿에 사인을 하기 직전 화면에 뜬 팁 퍼센티지(%)에 당황한 경우다. B씨는 “커피를 구입하는데 화면에 뜬 팁 퍼센티지는 15%, 18%, 20%였다”며 “‘커피를 사서 나가는데 내가 식당에서 먹고 갈 때 내는 수준의 팁을 왜 내야 하나?’순간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B씨는 이후 커피 등 소액을 써야 할 때를 대비해 현금을 갖고 다니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한인 업주는 “경기가 안좋아지면서 얌체같은 식당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 때문에 아무 관련 없는 한인 식당들도 피해를 볼까 요즘 걱정이 앞선다“라며 ”고객이 팁에 대해 부담을 느끼거나 불쾌감을 가지기 시작하면 장기적으로 고객을 잃는 결과만 가져온다“고 말했다.
한편 팁 부담으로 인한 볼멘 소리는 커지는 반면 요식업계는 팁 부담을 더욱 높일 전망이다. 지난 4일 요식업계 전문 매체 ‘네이션스 레스토랑 뉴스’(Nation‘s Restaurant News)은 일부 유명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18%의 기본 팁 부과가 최근 보편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과거 식사 비용의 15~20% 정도의 비율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일부 식당들이 아예 팁을 18%, 20%, 22% 등 세 가지 중 하나로 고정해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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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