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비운(悲運)은 오래 가지 않는다

2017-04-05 (수) 조성내 컬럼비아 의대 임상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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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되는 날(3/31) 새벽 세시 구치소로 잡혀가는 날, 차 안에 앉아있던 박근혜의 얼굴이 텔레비전에 보였다. 그녀의 얼굴을 침통해 있었고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박근혜는 그녀의 부모처럼 총에 맞아 죽지 않는 것만으로 불행 중 다행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그녀의 지금 인생은 너무 애처롭고 불쌍하고 안쓰럽다. 그녀는 비운의 집안에서 태어나 비운의 여인이 되고 말았다.

아버지 박정희는 1961년에 혁명을 일으켰다. 그리고 대통령이 되었다. 박근혜는 어렸을 때 청와대에서 곱게 자랐었다. 서강대학을 졸업한 후 그녀는 불란서로 유학을 떠났다. 하지만 어머니 육영수가 1974년에 총에 맞아 죽었다. 박근혜는 귀국했다. 그리고 청와대에서 영부인으로 활동을 했었다. 1979년에는 아버지 박정희가 또 총에 맞아 비운에 갔다. 아버지 박정희는 세계 꼴찌로 가난했었던 한국의 경제를 선진국의 경제로 발전시켜 놓았다.

박근혜는 1998년에 대구에서 국회의원에 이어 당 대표, 2012년에는 대통령이 되었다.
박근혜는 뇌물수수,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여러 혐의로 지금 영창에 갇힌 몸이 되었다. 그녀는 “지금 벌어진 여러 문제들은 저로서는 국가를 위한 공적인 사업이라고 믿고 추진했던 일이었다.”고 말하면서 “주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은 결국 나의 큰 잘못”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단 한 순간도 개인적인 이익을 추구하지 않았고, 작은 사심도 품지 않고 살아왔다”고 말했다. 박근혜는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혐의’만으로 전직 대통령을 구치소에 꼭 집어넣어야만 직성이 풀릴 정도로 한국인의 정서가 그만큼 메말라버렸단 말인가?

박근혜는 이미 영창에 갇힌 몸, 분통해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시간을 흘러가기 마련이다. 박근혜는 이번 시련을 견디어내기 바란다. 반드시 견디어내야만 한다. 비운은 오래 가지 않는다. 나는 박근혜 씨가 청렴하다는 것을 믿고 있다. 진실은 어느 땐가는 밝혀질 것이다.

<조성내 컬럼비아 의대 임상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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