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돌고 도는 지구와 태양

2017-04-01 (토) 김명욱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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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어째 어수선한 것 같다. 그래도 지구는 돌아가겠지. 인간들이 이 땅에서 무슨 짓을 하던 그게 무슨 상관이랴. 아침이 되면 해가 뜨고 저녁이 되면 해가 진다. 사실은 해가 뜨고 지는 게 아니라 지구가 도는 건데. 인간의 착각과 인습이란 이렇게 무섭다. 죽을 때까지 해가 뜨고 해가 지는 걸로 알고 죽는 사람이 얼마나 많으랴만.

하늘에 날아가는 새도 떨어트린다는 일국의 대통령이 하루아침에 영어의 몸이 됐다. 역사의 아이러니란 이런 걸 두고 말하는 건가. 한반도 남쪽은 이렇게 돌아가고 있고 한반도 북쪽은 김정은의 핵무기개발로 전 세계를 우려 속에 몰아넣고 있다. 한(韓)민족, 참 대단한 민족이다. 어떤 뿌리를 갖고 태어났기에 이 지경까지 왔을까.

미국의 전 CIA국장 울시는 북한의 핵 EMP 공격이 미국에 가해지면 미국인 90%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다고 최근 경고했다. EMP(Electro Magnetic Pulse)란, 핵탄두 공중 폭발 시 전력 회로망과 컴퓨터망 등 전자 장비를 파괴하거나 마비시킬 수 있는 강력한 전자파를 순식간에 분출하는 파괴력을 가진 가공할만한 핵무기다


울시는 미국이 EMP 공격을 받을 시 미 전역의 전력망과 핵심 기간시설의 전산망이 1년 이상 마비 돼 미국인 10명 중 9명이 기아와 사회 붕괴로 죽게 될 것이라며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미국은 핵무기를 포함해 필요한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북한을 선제 타격할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지난 29일 밝혔다.

선제 타격. 문제는 중국이다. 미국이 북한을 공격한다면 중국은 반드시, 100% 개입할 건 불을 보듯 뻔 한일. 1.4후퇴 때 이미 경험하지 않았던가. 그렇게 되면 미국과 중국의 전쟁으로 전개돼 제3차 세계대전으로 확대될 수 있고 더 나아가 미국, 한국, 일본의 연합군과 중국, 북한, 러시아의 연합군이 맞붙게 되는 거다.

북한에 대한 중국의 배려와 입김은 김정남의 시신과 용의자였던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외교관과 북한항공사직원을 북한으로 보내게까지 했다. 단교까지도 가려했던 북한과 말레이시아와의 관계를 중국이 개입해 북한에 이로운 쪽으로 틀어버린 거다. 중국은 북한을, 미국은 한국을 교두보로 서로 견제의 방벽을 쌓고 있으니 외로운 건 한반도뿐이다.

중국이 미운 건 이것만은 아니다. 왜 그리도 많은 미세먼지가 한반도로 흘러 들어가는지.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는 미세먼지 이동이 세계인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최근 발표했는데 2007년 한 해 동안 중국에서 유입된 미세먼지로 한국과 일본에서 조기 사망한 사람의 수가 3만900명에 달한다고 한다.

한국의 국립환경과학원에 의하면 금년 3월 들어 서울 지역의 미세먼지(PM2.5) 평균농도는 작년에 비해 25%가 더 짙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고래로부터 중국은 한반도에 정치, 경제, 문화등 모든 면에서 사사건건 트집을 걸고 조공까지 받아먹는 등 한반도를 속국처럼 여겨 왔는데 이젠 미세먼지까지 뿌려대니 참으로 가공할 일이다.

중국을 등에 업은 북한의 김정은. 한반도 남쪽이 전직 대통령을 감옥에 가두고 남남갈등으로 나라가 두 동강이 나는 것 같으니 이젠 보이는 것도 없나보다. 계속해 핵실험을 하려하며 남한과 미국을 위협하려한다.

이에 대해 로버트 갈루치 전 북핵 특사는 지난달 29일 미상원외교위에서 가장 우려해야할 북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그것은 북한이 핵물질과 기술을 다른 나라나 테러 단체로 이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만에 하나, 전 세계를 테러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가고 있는 이슬람국가(IS)가 북한과 공조하여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세계의 안보는 어떻게 될까.

돌고 도는 지구와 태양. 지구안의 인간들이 무슨 짓을 하던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 인간의 역사야 어떻게 돌아가든 말든, 북한의 철부지 김정은이 핵무기 개발로 깝죽거리든 말든 전혀 관심이 없다. 오늘도 내일도 지구는 돌고 해는 다시 밝혀지리니 어수선한 것은 인간세상뿐인가 보다.

<김명욱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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