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향기있는 말과 글

2017-03-30 (목) 전태원/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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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격언(格言)에, “장미꽃을 전하는 손길에는 늘 장미 향(香)이 넘친다.” 라는 마음에 와 닿는 글이 있다. 말과 글도 마찬가지여서 좋은 글을 쓰고 말을 하는 분들을 보면 그들의 인품에서 전해지는 향기가 우리 주위를 맑고 명랑하게 해줄 뿐 아니라 온 세상이 밝아지고 행복해지는 기쁨을 느끼게 해준다.

서울에 계시는 문정희 시인이 이르기를, “말은 칼에 비유하지 않고 화살에 비유합니다. 한번 나가면 어딘가에 박혀 다시는 돌아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누군가의 가슴에 치유가 안되는 상처를 주고 마음을 다칩니다.”

말이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덕담이 될 수도 있고 악담도 될 수 있는 데 실언을 밥 먹듯이 하는 사람들을 보면 평소 자기 수련이 전혀 안돼있는 게 문제인 것이다. 더욱 가소로운 것은, 거짓말을 떡 먹듯이 하고 남을 비방하는 소리를 거침없이 뇌이면서도 사람들 앞에서는 품위를 찾고 고고한 척 하는 모습에다 글은 반듯이 쓰려고 하는 이중인격자적인 언행일치가 안 되는 사람들을 보면서 내 자신을 다시 돌아보곤 한다.

흔히, 글재주가 있다는 분들이 필력이 있어 글은 잘 쓰는 듯하지만 그의 사상이 불온하거나 인격상의 흠이 있는 분들은 그 글에 가시와 감정이 드러나는 과(過)를 범함으로써 해당 피해자 뿐 아니라 독자에게도 폐해를 끼치는 경우가 있음을 보는 안타까움을 갖는다.

<전태원/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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