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희망의 계절

2017-03-27 (월) 최효섭 /아동문학가·목사
크게 작게
봄은 희망의 계절이다. 나무와 꽃은 움이 트고 대자연이 꿈틀거리며 만물이 약동하는 봄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그 마음속에 기쁜 소식을 가지고 있다. 이 아름다운 봄소식을 못 듣는 사람은 두 팔을 벌리고 하늘을 쳐다보라. 너무나 오래 동안 그리고 아무런 변함도 없이 맥이 빠져 누워있던 온상에서 일어나 움직이는 기적과 사랑하는 기쁨을 맛보라. 작은 고치에서 벗어나 저 푸른 하늘을 날아오르라.

뉴저지 주에서는 봄이 되면 개구리 행진의 장관을 이룬다. 호수가 많기 때문에 각 호수에서 개구리들이 산란을 위하여 길을 건너간다. 하이웨이 횡단은 위험천만이지만 개구리들은 후세를 위하여 아름다운 봄을 잊지 않고 결시적인 행군을 감행한다. 개구리도 사람도 다음 세대를 위하여 고통과 모험을 감수한다. 미래에 희망을 두기 때문이다. 그래서 봄은 희망의 계절이다.

희망을 갖는다는 것은 내일에 대한 소망의 농도가 두터운 것이며.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긍정적인 믿음이며, 시간과 역사에 대한 밝은 안목이다. 희망을 갖는다는 것은 낙관적인 인생관이며, 다시 일어나는 용기이고, 폭풍은 폭풍대로의 의미를 찾는 지혜이다.


바람직한 선구자는 돈보다 꿈을 물려주고, 현실집착보다 이상추구를 유산으로 남긴다. 예수는 철저한 이상추구자였다. 그는 돈도 못 벌었고, 오래 살지도 못 했으며, 아내도 자식도 없었고, 저서도 상장도 없었다. 그러나 예수는 천국 건설이란 이상을 추구했다. 그래서 억만의 가슴속에 그 이상을 심어 주었다.

희망이란 두 글자만큼 위대한 말은 없다. 그것은 당신의 운명을 결정짓고, 당신의 시간에 활력을 주며, 당신의 앞날에 밝음을 약속한다. 희망이 끊어지면 산소 공급이 끊기고, 허무와 무의미의 마비가 오며, 새 출발의 기운을 잃는다. 사랑은 희망에 의해 움트고 믿음도 희망으로 꽃을 피운다. 희망을 갖는다는 것은 진실의 승리를 믿는 것이며, 거짓의 일시적은 성공을 보고도 허탈해 하지 않고, 자신의 사명 위에 확고히 서는 것이다. 그것은 큰 것을 바라보고 작은 것을 버리는 용기이기도 하다.

뉴저지 주 파라무스 재활원에 20년 동안 투병하고 있는 흑인 여성 조이스 애킨스 씨가 있다. 남편은 교통사고로 죽고 자신은 전신마비가 되었다. 그러나 미술에 소질이 있어 입에 붓을 물고 그림을 그린다. 주로 세계명화들을 모사하는 것이지만 이 그림들을 봄철에 팔아 신체장애자들에게 선물을 사 주는 것이 그녀의 기쁨이다. 극도의 장애 속에서도 사랑을 표현하는 그녀야 말로 봄의 향기를 품기는 마음이 아니겠는가!

창조주는 그대에게 봄을 주셨다. 새 생명의 힘찬 약동을 보아야 한다. 긴 권태에서 깨어나 활발하게 움트고 찬란하게 꽃을 피워야 한다. 시기와 미움에서 시원하게 벗어나고, 자랑과 가식의 늪에서 빠져 나와야 한다. 두려워말고 희망의 날개를 펴며 빛을 향하여 전진할 때가 바로 지금 이 봄이다.

필자가 재활원에 있을 때 한 의사로부터 좋은 이야기를 들었다. 환자를 세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첫째는 절망형(切望型)이라고 한다. 자기의 앞날을 희망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사람, 꿈을 포기한 자를 가리킨다. 둘째는 현실 안주형(安住型)으로 지금의 상황을 억지로 만족하는 인간, 한국식으로 말하면 팔자에 맡기는 인간이다. 셋째는 희망형 인간, 잘 될 것이다고 긍정적으로 자기의 질환과 환경을 바라보는 인간이다. 치료는 물론 희망형 인간이 가장 빠르다고 한다.

어떤 환경에서도 희망을 품고 명랑한 마음으로 살자. 미리 걱정하고 염려할 필요가 있겠는가? 어쨌든 미래는 모험, 담대하게, 과감하게 부딪치라. 희망 없는 상황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희망 없는 인간이 있을 뿐이다.

<최효섭 /아동문학가·목사>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