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교황 “기혼 사제 허용 검토할 수도”

2017-03-1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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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미 지역 신부 부족 해결책으로 고려한 듯

프란치스코 교황이 기혼 남성의 사제 서품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교황은 지난 9일 독일 주간지‘ 디 차이트’와 인터뷰에서 이와 같이 언급했다.

독신주의 규정을 없애는 것은 가톨릭 교회의 사제 부족 문제에 대한 해답은 아니라고 일단 선을 그었다. 그러나 교황은 “신앙이 검증된 기혼 남성을 (사제로) 수용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방편이 될 수 있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묘 “오지(奧地)에 보내는 등의 방법이 있다”고 밝혔다.

또 교황은 “우리는 비리 프로바티가 (사제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지를 반드시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앙이 검증된 기혼남성, 소위 ‘비리 프로바티’ (viri probati)에게 사제의 문호를 개방하는 것은 고려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한 것이다.


아르헨티나 출신인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번 발언은 남미 지역의 사제부족 문제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1억4,000만명의 가톨릭 인구를 보유한 브라질은 지난해를 기준으로 신부 1인당 신도 수가 1만 명이나 됐다. 미국의 경우 신부 1인당 신도는 1,800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기혼자에게 가톨릭 성직자의 문호를 개방하는 것이 험지공백 사태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자녀 학교 문제 때문에 오히려 외딴 지역에 가는 것을 더 꺼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교황은 2010년 펴낸 저서 ‘천국과 지상’에서도 사제 독신주의 수정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그는 “독신주의는 신앙의 문제가 아닌 기율의 문제이기 때문에 변화할 수있다”는 유연한 자세를 보였다.

교황청에는 독신주의를 폐지하고, 기혼남성이나 여성의 사제 서품을 허용해야 한다는 요구가 수십 년간 끊이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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