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행 복 론

2017-03-11 (토) 이경림/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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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 라마의 ‘행복론’을 보면 행복의 원인을 인간과 인간의 관계로부터 시작한다. 우울하거나 걱정 근심이 있는 상태가 불행이라 하고 그렇지 않은 것이 곧 행복이라 한다면 불행의 원인을 고치거나 없애 주는 것이어야 하는 게 행복으로 가는 시발점이라는 것이다.

사람과의 대화에서 흔히 보는 현상은 상대적인 반응이라고 한다. 상대방이 화를 내고 얘기를 한다면 우리도 쉽게 같은 상황이 되고 만다. 달라이 라마는 여기에 착안하여 상대방이 화를 내거나 정상적이 아닐 때 같은 반응을 보이거나 오해하기 전에 왜 상대방이 화를 내는가를 생각하라는 것으로 부터 출발한다.

나를 만나기 직전에 누구와 매우 불쾌했던 상황이었던 상대방이 정상적인 얼굴 표정이나 가라앉은 감정일 수가 없는 상황에서 나와 대면하게 되었을 때 상대방은 쉽게 직전 상황의 영향을 받아 대화가 거칠어지거나 비정상적 얼굴 모습을 표출하게 될 것이다. 이때에 달라이 라마는 상대방의 원인을 여러 가지 관점을 가지고 무엇이 이 상대방의 현재 상황을 만들었는가를 생각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 상대방의 평소의 성격, 생활환경, 과거사까지도 따져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동안, 시간은 흘러갈 것이고, 생각하기 때문에 쉽게 상대방과 같은 반응을 피해갈 수 있게 되고, 생각의 결과에 따라 나에게 이해와 나아가 관용의 마음이 생기게 될 수가 있음으로 상대방과 같이 화를 내거나 비정상적 모습을 피해갈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 불교의 핵심 사상 중의 하나인 제행무상(諸行無常)의 이론을 도입한 것은 자명하다. 세상의 모든 것은 항상 변한다는 사상.

그렇다 내가 현재 갖고 있는 분노, 슬픔 이 모든 것이 한 시간 후, 하루, 그리고 몇 달 후까지도 똑같을 순 없다. 점차로 가라앉거나 다른 모습으로 변화될 것이다. 인도의 산스크리트 언어에 칼(Kal)이라는 단어가 있다. 이 말엔 시간과 죽음이라는 두 가지 뜻이 있다. 시간은 모든 것을 죽인다는 고대 인도인들의 철학사상이 담겨있는 것이다. 시간이 흘러감에 모든 것은 변하고 소멸된다는 사상. 이것에 근거해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은 수백페이지의 책으로 만들어져 세상 사람들에게 행복을 설파했던 것이다.

행복이란 내안에 잠재되어 있는 것을 자신이 찾아서 음미하는 개인적 마음의 행위이다. 행복이 부자의 전유물이 아니고 불행이 가난한 자의 것이 아니라는 진리를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현재 갖고 있는 것에 만족하고, 더 이상의 욕심을 내지 않을 때 자신도 모르게 마음의 평화가 옆에 와 있는 것을 느낄 것이다. 가난을 직업이라고 자칭했던 시인 천상병. 한대의 담배 값과 집에 갈수 있는 버스 값만 있으면 무한히 행복해 했던 시인. 계산이 아닌 마음의 서정이 있어 가난 속에서 주옥같은 시를 써낼 수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하늘에 돌아가면 행복한 삶을 살았노라고 노래하지 않았던가.

<이경림/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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